게임 업계 AI 도입 논란, "유저들은 원치 않는다"...빗발치는 반발

게임업계, AI 도입에 열을 올리지만 유저들은 '노(NO)'라고 외쳐
게임 업계가 최근 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게이머들은 이를 반기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5월 24일 게이밍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한 기사에 의하면, 게임 회사들의 AI 활용 시도가 유저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치고 있다고 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닌 정서적, 경제적, 윤리적 차원의 복합적 이슈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레딧의 한 게시물은 무려 1만 5천 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게이머들의 집단적인 우려를 드러냈다.
"우리가 원하는 AI는 따로 있다"
게이머들이 가장 많이 공감한 의견 중 하나는 "AI I want—enemies that grow with you, learn your tactics, and are a real challange. AI I don't want—making the actual game."(내가 원하는 AI는 플레이어와 함께 성장하고, 전술을 학습하며 진짜 도전이 되는 적이다. 원치 않는 것은 AI가 게임 자체를 만드는 것)이라는 댓글이었다.
이는 1999년 발매된 언리얼 토너먼트에서도 구현됐던 기능으로, 현대적 의미의 생성형 AI가 아닌 알고리즘 기반 인공지능으로도 충분히 구현 가능한 기술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비용 절감 목적의 AI 활용, "창의성과 품질 떨어질 것"
게이머들은 게임 회사들이 AI를 도입하는 진짜 목적이 창의적 게임 경험 제공이 아닌 단순한 비용 절감에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 유저는 "대형 게임사들의 'AI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니라,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비용을 줄이고자 AI 슬롭을 만들어내는 근시안적 행태"라고 비판했다.
게이머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AI가 게임 내 텍스트와 이미지 자산 생성에 활용될 경우 창작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엘더스크롤 시리즈와 같은 RPG 게임에서 세계관을 구성하는 책과 같은 '플레이버 텍스트'(flavor text)가 AI로 대체될 경우, 게임 개발자들의 창의성과 유머가 담긴 콘텐츠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NFT에 이어 또 다른 '밀어붙이기'?
많은 게이머들은 AI 기술 도입이 과거 NFT 열풍과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NFT 이후 우리가 원치 않는 기술을 억지로 밀어붙이는 또 다른 사례"라는 의견이 공감을 얻었다. 다만 NFT와 달리 AI는 이미 실용성을 입증했기에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영국 작가협회(Society of Authors)의 조사에 따르면, 일러스트레이터의 26%, 번역가의 36%가 이미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고 한다. 또한 일러스트레이터의 37%, 번역가의 43%는 AI로 인해 수입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현실은 게임 업계에서도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좋은 AI'와 '나쁜 AI' 사이
게이머들은 AI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활용 방식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 유저는 "똑똑하게 AI를 활용한다면 모두가 찬성할 것"이라며 "역동적인 퀘스트/레벨, 무한한 대화 선택지, 현실적으로 반응하는 NPC 등을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지루한 디스토피아적 AI로 모두를 해고하고 질 낮은 콘텐츠를 양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유저는 "NPC가 더 흥미롭게 행동하도록 AI를 사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아티스트 대신 AI로 게임 에셋을 만드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주류 도입은 불가피한가?
일부 게이머들은 AI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았다. "우리는 뽑기 상자(루트박스), 마이크로트랜잭션, 게임 내 광고도 원치 않았지만 결국 도입됐다"며 "안타깝게도 평균적인 게이머들이 계속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AI도 새로운 업계 표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을 위해 원자로 건설까지 계획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AI 기술 도입의 규모가 NFT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의 가능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게이머들은 AI의 창의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버리지 않았다. 특히 NPC와의 실시간 대화나 게임 환경 내에서의 에이전트 캐릭터 구현 등은 게임 경험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TS드라마 '웨스트월드'와 같이 캐릭터에게 성격과 동기, 목표 등을 부여하고,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유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은 게임을 더 '살아있게'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다만 이러한 기술 구현을 위한 처리 능력이 아직은 부족하다는 한계도 지적됐다.
또 다른 게이머는 "게임 회사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AI를 활용한 멀티플레이어 게임의 치터 감지"라며 "하지만 그것은 회사에 돈을 벌어주지 않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게임 업계의 AI 활용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게이머들의 원하는 방향과 기업들의 이익 추구 사이에서 AI 기술이 어떻게 균형점을 찾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문 출처: 레딧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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