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드러난 '스톱 킬링 게임즈' 반대 로비 기업들... 닌텐도, EA, 유비소프트까지 '총출동'

결국 드러난 '스톱 킬링 게임즈' 반대 로비 기업들... 닌텐도, EA, 유비소프트까지 '총출동'

스톱 킬링 게임즈 캠페인에 반기를 든 게임사들

지난 7일 레딧을 통해 '스톱 킬링 게임즈(Stop Killing Games)' 캠페인에 반대하는 기업들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캠페인은 게임사들이 서비스를 종료할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구매한 게임을 계속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는 유럽 시민 이니셔티브다.

공개된 이미지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에픽 게임즈,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로블록스, 세가, 유비소프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업계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이 캠페인에 반대 로비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명단은 'Video Games Europe'이라는 유럽 게임 업계 로비 단체의 회원 목록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단체는 최근 '스톱 킬링 게임즈' 캠페인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누가 없는지가 더 주목받는 명단

흥미롭게도 이 명단에서 빠진 기업들이 유저들 사이에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밸브(Valve)는 물론, CD 프로젝트 레드(CDPR), 캡콤, 라리안 스튜디오 등 유저 친화적인 정책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이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 레딧 유저는 "Valve가 명단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라"는 댓글을 남겼고, 이에 다른 유저는 "CDPR, 캡콤, 라리안도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CDPR이 운영하는 GOG는 DRM-Free 게임과 게임 보존을 주요 가치로 내세우고 있어, 이번 캠페인의 취지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CDPR과 라리안은 싱글 플레이어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이 법이 그들에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들의 게임은 이미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할 수 있고, 50년 후에도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불매운동으로 번져가는 움직임

많은 유저들이 명단에 포함된 기업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EA와 유비소프트는 게임 단종과 관련해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어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한 유저는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EA와 유비소프트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EA에게는 잘 deserved(마땅하다)"라고 말했다. 이는 유비소프트가 최근 '더 크루(The Crew)' 게임을 서비스 종료하면서 싱글 플레이어 콘텐츠마저 완전히 이용할 수 없게 만든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부 게이머는 "이제 어떤 회사를 피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며 불매운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의아한 참여 기업들

명단에는 의외의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의 경우,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력 사업은 아니라는 점에서 "넷플릭스가 여기에 있을 이유가 전혀 없다"는 반응이 많았다.

로블록스 역시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종료하는 회사가 아닌, 커뮤니티가 만든 게임을 호스팅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로블록스를 종료해야 할 경우, 플레이어가 여전히 이런 게임에 접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의무에서 벗어나기 위해 로비에 참여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닌텐도의 경우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을 많이 제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명단에 포함되어 있어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에 대해 "닌텐도는 소비자 불친화적인 관행을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제시됐다.

업계의 미래는?

'스톱 킬링 게임즈' 캠페인이 성공할 경우, 게임 기업들은 서비스 종료 후에도 게임을 어떤 형태로든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특히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주를 이루는 현대 게임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다.

한 게임 개발자 지망생은 "어렸을 때 EA, 유비소프트, 닌텐도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 꿈이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런 기업들이 나와 같은 사람들의 커리어를 망치는 것을 보고 있다"고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는 "큰 게임 회사들이 내 목표를 망친 것을 절대 용서할 수 없다"며 "더 이상 윤리적으로 유명 스튜디오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게임 산업이 서비스 종료 후 게임 보존과 소비자 권리 보호라는 도전 과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