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쿠르는 어디 갔나" 에이시 커뮤니티 발칵, 역사 배경 확장과 맞바꾼 AC의 정체성 논란

"파쿠르 기능이 퇴화했다" 에이시 시리즈 팬들 불만 폭발
에이시(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정체성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5일(현지시간) 레딧 에이시 커뮤니티에서는 시리즈의 핵심 요소 중 하나였던 '파쿠르' 시스템이 신작들에서 퇴화하는 현상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진행됐다.
특히 한 유저는 "모든 역사적 배경을 에이시에 담을 수는 없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고대 이집트, 그리스, 일본 등 개방형 공간을 가진 배경으로의 전환이 시리즈의 핵심 요소인 파쿠르 시스템을 희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유저는 "유비소프트만 탓할 게 아니라 우리 팬들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 우리가 고대 이집트, 그리스, 일본과 같은 배경을 원했으니까"라며 "'에이시 쉐도우'는 전투와 스텔스는 시리즈 최고 수준인데 파쿠르만 얕고 지루하다"고 지적했다.
"유니티가 파쿠르의 정점이었다"
많은 팬들은 2014년 발매된 '에이시 유니티'가 시리즈 내 파쿠르 시스템의 절정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게시물 작성자는 "유니티의 파쿠르 시스템을 넓은 거리가 있는 세계에 그대로 붙여넣기 할 수는 없다"며 "신디케이트와 유니티의 파쿠르 시스템은 동일하지만, 세계 디자인의 차이 때문에 체험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이집트나 일본과 같은 배경은 탐험하기에는 흥미로울지 모르지만, 파쿠르 중심의 어쌔신 크리드 게임의 오픈 월드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메소포타미아는 논외다" 역사적 배경 논쟁
일부 유저들은 더 과거의 배경인 메소포타미아나 수메르 문명을 배경으로 한 에이시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게시물 작성자는 이를 "넌센스"라고 일축했다.
"실질적으로 파쿠르가 불가능하고, 고스트 오브 쓰시마처럼 빈 환경과 정착지당 작은 건물 몇 개만 있을 것"이라며 "히든 원스(The Hidden Ones)조차 형성되기 전의 시대라 또 다른 오디세이 같은, IP 착취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팬들의 상반된 반응
댓글 반응은 크게 나뉘었다. 한 유저는 "8세기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장안성의 가장 긴 하루'를 보고 있는데, 백만 명이 사는 도시를 배경으로 한 세팅이라면 파쿠르에 완벽할 것"이라며 "실제로 거대 도시가 있었던 역사적 배경에 집중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유저는 "솔직히 대다수 플레이어들은 파쿠르나 암살자, 또는 그 외 어떤 것보다 '역사적 세계를 탐험하고 적을 처치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한편 "오리진스는 훌륭했다"며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이 유저는 "피라미드를 등반하고, 왕과 왕비의 무덤을 탐험하며, 키레네 원형경기장에서 싸우는 등 오리진스가 얼마나 멋진지 생각해보자"라고 방어했다.
이에 다른 유저는 "사실 생각해보면, 암살자의 원조이기 때문에 파쿠르가 없는 게 말이 된다. 아마도 나중에 발전했을 것"이라며 반쯤은 농담으로 오리진스의 파쿠르 부재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시리즈 정체성과 상업적 성공 사이의 딜레마
이번 논쟁은 오랜 시리즈가 발전하면서 맞닥뜨리는 본질적인 딜레마를 보여준다. 유저들이 원하는 다양한 역사적 배경을 탐험하는 경험과 시리즈의 핵심 정체성으로 여겨지는 게임플레이 요소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의 문제다.
한 유저는 이를 재치있게 비유했다. "스파이더맨이 모든 곳에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히크스빌이나 노웨어 같은 시골에서 웹 스윙하는 스파이더맨을 보고 싶은가? 특정 요소가 어울리는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환경이 있다."
유비소프트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시리즈를 이끌어갈지, 그리고 팬들의 다양한 요구를 어떻게 수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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