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란트 2군 위기, 또 다른 유명 팀 '제로 테나시티' 철수... "라이엇, 티어2 문제 해결해야"

발로란트 2군 위기, 또 다른 유명 팀 '제로 테나시티' 철수... "라이엇, 티어2 문제 해결해야"

제로 테나시티, 발로란트 씬 철수 선언하며 라이엇에 쓴소리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유명 e스포츠 조직 '제로 테나시티(Zero Tenacity)'가 발로란트 씬에서 철수를 선언했다. 27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스테이지 3부터 발로란트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로 테나시티는 작년 말 발로란트 디비전에서 한 차례 철수했다가 새로운 토너먼트 주최측과 함께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하며 복귀한 바 있다. 하지만 일정 성과에도 불구하고 추가 투자를 정당화할 만큼의 변화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제로 테나시티는 철수 발표문에서 라이엇 게임즈에 티어2 e스포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촉구했다. 프랜차이즈 리그 외 시스템이 열악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라이엇이 제작한 모든 게임에서 티어2 씬에 대한 계획을 재고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소수 팀이 좋은 FA 선수들 싹쓸이하는 상황 올 것"

레딧 커뮤니티에서는 이 소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한 인기 댓글은 "대부분의 티어2 팀이 그냥 FA(프리에이전트) 팀으로 플레이하고, 단 1~2개의 큰 팀만 남아 모든 좋은 FA 선수들을 시즌마다 사들이는 암울한 미래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다른 유저는 "이게 원래 티어2가 작동하는 방식 아닌가요? e스포츠 초창기에는 고정 팀과 프랜차이징이 있기 전에 예선전과 자격전이 일반적이었죠. 티어2의 목표는 항상 티어1에 스카우트되거나, 티어1에서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좋은 선수 팀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풀이 너무 적으면 재능을 알아보기 어렵다"며, "최고의 티어2 선수는 눈에 띄어 티어1 팀에 뽑히겠지만,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수가 코치 없이 친구들과 FA 팀에서 썩어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티어2는 절망의 구덩이" vs "라이엇은 무엇을 개선해야 할까?"

한 유저는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티어2 팀 경험을 공유하며 "티어2 e스포츠는 희망이 짓밟히는 절망의 구덩이"라고 표현했다. 이 유저는 "2017/18년에 내가 시즈 티어2 팀에 있을 때, 우리는 '오그리스 투(Orgless too)'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는데, 그만큼 많은 팀이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나 CS, 오버워치로 갔으면 하는 부러움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내가 아는 사람들 중 한 명만이 티어1 팀에 합류해 2020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했고, 2021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호주 팀이 참가할 수 없어 실격됐다. 결국 정신 건강 문제로 은퇴했다. 이것이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 성공 사례"라며 티어2 현실을 생생하게 전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이 서브레딧에서 모두가 '라이엇이 하는 일을 바꿔야 한다'고 말하지만,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는 말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유저는 "여러분은 티어2가 그냥 자유 경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라이엇이 티어2에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틀렸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해결책보다는 불만만 보인다"고 평했다.

라이엇, 메이저 게임과 티어2 사이 균형점 찾아야

레딧 유저들은 라이엇이 발로란트를 "다음 빅 씽"으로 만들기 위해 엄청난 투자를 했음에도, 티어2 시스템은 수년간 "쓰레기통 화재" 상태로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EMEA LAN 스테이지의 PC 같은 것들에만 마지못해 재투자하는 모습을 보여 혼란스러운 메시지를 준다는 의견이다.

또한 일부 사용자들은 "라이엇이 티어2도 프랜차이즈화하고 모든 문제를 티어3로 밀어버려야 한다"는 다소 역설적인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제로 테나시티의 철수는 발로란트 티어2 씬의 시스템적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최근 발생한 승부조작 논란과 함께 조직들의 연이은 철수는 라이엇이 티어2 구조를 재고해야 할 시점이 됐음을 시사한다.

발로란트가 글로벌 메이저 e스포츠 타이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면, 티어1뿐만 아니라 그 아래 생태계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다.

레딧 - "또 다른 유명 EMEA 조직 '제로 테나시티'가 발로란트 씬에서 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