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고양이 한 마리가 만든 기적

7월 19일, 라이엇 게임즈 공식 커뮤니티에 한 아버지의 진심 어린 감사 메시지가 올라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가장 미움받는 챔피언으로 꼽히는 '유미'가, 자폐를 앓고 있는 6살 딸과 아버지 사이에 특별한 유대감을 만들어낸 감동적인 이야기다.

게시글 작성자는 현재 21살의 아버지로, 15살에 딸을 얻었다고 밝혔다. 딸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으며 언어 표현이 불가능하고, 인지 능력과 운동 기능에도 심각한 지연이 있는 상태다.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만의 세계에서 보내며, 아버지와 제대로 된 소통을 나눈 적이 없었다.

"딸이 '아빠'라고 말하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대화를 나눠본 적도, 함께 게임을 해본 적도 없다"고 토로한 그는, 딸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외로움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파란 고양이가 가져다준 변화

전환점은 어느 날 밤 찾아왔다. 평소처럼 봇전을 하며 잠자리에 들기 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그때, 딸이 방으로 들어와 컴퓨터 화면을 가리켰다. 정확히는 화면 속 유미를 가리키며 웃음을 보인 것이다.

"딸이 그런 것에 웃음을 보이는 경우는 없었다"고 회상한 아버지는, 즉시 게임을 멈추고 딸을 무릎에 앉혀 마우스를 쥐어줬다. "W는 누군가에게 달라붙는 거고, E는 힐이야, Q는 공격이야"라며 간단하게 설명했더니, 놀랍게도 딸이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통하는 느낌이었다. 딸은 W를 누르고, E를 누르며, 아버지의 반응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 순간부터 매일 밤 딸이 아버지의 팔을 잡아끌며 컴퓨터 앞으로 데려가는 일이 시작됐다.

루시안과 유미, 그리고 아버지와 딸

현재 두 부녀는 매일 밤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고 있다. 아버지가 딸을 위해 컴퓨터를 하나 더 마련해, 나란히 앉아서 게임을 한다. 아버지는 루시안 원딜을, 딸은 유미 서포터를 맡는다.

"딸은 게임을 할 때 웃는다. 킬킬거린다. 정말 행복할 때만 내는 그 작고 숨 섞인 웃음소리를 낸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딸은 여전히 심한 불안과 긴장을 보이기 때문에, 아버지는 절대 게임에서 죽거나 딸을 혼자 분수대에 두고 떠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때로는 아무 버튼이나 누르기도 하고, 깜빡하기도 하지만, 딸은 항상 아버지에게 붙어있다. 체력이 낮아지면 E를 누르고, 아버지가 돌진하면 궁극기를 사용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아버지는 딸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의 뜨거운 반응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레딧 유미 메인 커뮤니티에서 400여 개의 추천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 유저는 "이 이야기를 라이엇에 직접 보내야 한다. 게임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며 감동을 표했다. 또 다른 유저는 "누가 양파를 썰고 있는 거야… 농담은 차치하고, 리그에서 가장 미움받는 챔피언 중 하나가 누군가의 인생에 이렇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줄 줄 누가 알았겠어"라고 댓글을 남겼다.

성인 자폐인 여성 유저는 "나도 성인 자폐인인데 유미를 정말 좋아한다. 몇 달 전 곰곰 생각해보니, 유미는 제한된 수의 것들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면서도 올바르게 플레이하면 게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며 공감을 표했다.

작은 것이지만, 모든 것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글을 마무리했다. "작은 일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모든 것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함께 한 유일한 일이다. 딸이 나와 함께 있기를, 나의 일부가 되기를 선택했다고 느낀 유일한 순간이다."

"딸은 태어나서 한 번도 말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내 옆에서 킬킬거리고, 완벽한 타이밍에 E를 누르고, 다시 게임을 하자며 나를 컴퓨터 앞으로 끌고 갈 때… 그것이 바로 딸의 목소리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라이엇 게임즈가 만든 파란 고양이 한 마리가, 언어 없는 소통으로도 충분한 아버지와 딸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게임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진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원문: https://reddit.com/r/yuumimains/comments/1m3ssgy/thank_you_riot_ga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