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드러난 '비디오 게임 유럽'의 실체, 게임사 로비 단체였나?

'유저 보호'는 허울뿐? 게임 산업 거물들의 로비 조직 실체
지난 10일, 레딧에서는 유럽 게임 산업을 대표한다는 'Video Games Europe(VGE)'의 실체에 관한 논란이 뜨거운 화제가 됐습니다. 한 유저가 프랑스 게임 산업 협회 SELL(Le Syndicat des Éditeurs de Logiciels de Loisirs)의 회원사 목록을 공개하면서, 이것이 어떤 함의를 갖는지 질문을 던진 것이죠.
공개된 이미지를 보면, SELL 회원사에는 반다이 남코, 캡콤, EA,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소니, 스퀘어 에닉스, 유비소프트 등 글로벌 게임 대기업들과 함께 텐센트, 라이엇, 로블록스 같은 회사들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게임 산업의 거의 모든 거물 기업들이 이 단체의 일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SELL의 자기 소개였습니다. SELL은 자신들이 "게임과 게이머를 정치권, 기관, 미디어에 대해 홍보하고 보호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최근 EU에 제출한 의견서와 상충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게시물 작성자는 "정말 그런가요? 만약 그렇다면 SELL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EU에 제출된 VGE의 입장이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매우 인기가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같네요"라고 꼬집었습니다.
또한, 폴란드 유저는 "Video Games Europe이라는 명칭이 유럽과 거의 관련이 없다는 점이 정말 답답하다"며 분노했습니다. 그는 "예를 들어 VGE에 소속된 'Video Games Poland'의 이사회는 Xbox, 소니, 반다이 남코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유비소프트(프랑스)와 엠브레이서(스웨덴)를 제외하면 VGE는 유럽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폴란드 시민으로서 나는 VGP에 대해 이전에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은 완전히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집단이며, 존재 목적은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사람이 있다는 착각을 주려는 것뿐이다. 실제로는 정반대의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형 게임사들의 '위장 단체' 논란
이 레딧 스레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게임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논란과 맞물리기 때문입니다. 특히 게임 보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비스 종료, 디지털 게임의 소유권 문제 등과 관련해 대형 게임사들의 입장이 유저들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로비 단체의 역할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유저들은 이 단체들이 '유저 보호'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게임사들의 이익만을 대변한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Video Games Europe'이라는 이름에서 기대되는 유럽 중심의 가치보다는 글로벌 대기업들의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 레딧 유저는 "프랑스 시민으로서 SELL의 진정한 입장이 궁금하다. 그들이 정말 고객을 대표하는지, 아니면 그저 멋져 보이기 위한 문구였는지 알고 싶다"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유럽이라는 이름을 빌린 다국적 기업 로비 집단?
이 논란은 게임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역 기반 협회'가 사실은 글로벌 기업들의 로비 창구로 기능한다는 의혹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Video Games Europe'이라는 이름이 주는 지역성과 실제 회원사들의 구성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한다는 점이 유저들의 불신을 키우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협회가 정책 입안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실제로 유저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에 관한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은 게임 산업에서 '유저 목소리'와 '기업 이익' 사이의 깊은 골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습니다.
이러한 거대 협회들이 유럽 연합이나 각국 정부의 게임 관련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실제 게이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출처: 레딧 게시물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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