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의 새로운 골칫거리, AI 도입에 유저들 "No 땡큐"

게임사들의 새로운 골칫거리, AI 도입에 유저들 "No 땡큐"

게이머들 사이에서 거세지는 AI 반발, 게임사들 딜레마 빠져

최근 게임 업계에서는 AI 기술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블룸버그가 5월 23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게임 기업들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움직임과 달리 정작 게이머들은 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상황이다.

"개발사는 원하고, 유저는 거부하는" AI 기술

글로벌 게임 대기업 테이크투(Take-Two)는 최근 재무 보고서에서 흥미로운 위험 요소를 언급했다.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에 AI 기술을 통합하는 것이 정부나 규제 기관의 감시, 소송, 기밀성 또는 보안 위험, 윤리적 우려, 자동화와 AI에 대한 부정적인 사용자 인식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회사는 AI를 쓰고 싶지만 유저들이 이를 알아차리고 분노할까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명 게임 개발사 CD 프로젝트 레드도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생성형 AI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콘텐츠에 의존하거나 제3자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할 가능성 등 많은 법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밝혔다.

레딧에서 폭발적 반응, "우리가 돈 내는 건 AI가 아니라 사람의 창작물"

이 같은 소식에 게이머들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레딧 게임 커뮤니티에 올라온 관련 게시물은 하루 만에 3천 개 이상의 추천과 950개가 넘는 댓글을 받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게임사들은 AI를 단순히 기존 작업 과정을 가속화하고 조악한 텍스처, 음성 연기, 애니메이션 등을 생성하는 데 사용하려고 한다. 기껏해야 아무도 회사가 구석을 깎아서 돈을 절약했다는 사실에 신경 쓰지 않고, 최악의 경우에는 부실하게 제작될 때 몰입감을 깨뜨리고 비윤리적 관행의 냄새를 풍긴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기 댓글은 "게임사들은 초기 가격도 비싸게 책정하고, 시즌 패스, DLC, 마이크로트랜잭션, 확률형 뽑기까지 다 넣으면서, 동시에 직원들을 해고하고 게임을 질 낮은 콘텐츠로 채우려 한다. 우리가 이런 '슬롭월드'에서 뭘 위해 돈을 내야 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라는 신랄한 비판을 담았다.

"진정한 대화형 NPC"가 AI의 돌파구 될까?

흥미롭게도 일부 게이머들은 AI가 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능, 특히 NPC와의 진정한 대화형 상호작용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이런 기능이 느리고 비싸며 예측 불가능하게 작동한다는 한계가 있다.

"내가 소수일 수도 있지만, 나는 진정한 대화형 대화조차 원하지 않는다. 나는 실제 생각이 담긴 의미 있는 대화를 원하지, 무작위로 만들어낸 말을 하는 무뇌 로봇과 대화하고 싶지 않다"라는 의견도 주목받았다. 또 다른 유저는 "창의적인 작가의 비전이 담긴 대화를 원한다. 애플비즈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 나눌 법한 대화는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기로에 선 게임사들, 그러나 '은밀한 AI 도입'도 불가능

일부 전문가들은 결국 평균적인 게이머들은 게임이 재미있기만 하다면 개발 과정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온라인 토론은 매우 시끄럽지만 평균적인 게이머의 감정을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생성형 AI는 아직 준비가 안 됐지만, 언젠가는 준비가 될 수 있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반대하더라도 평범한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다. 게임사들이 AI 사용 사실을 숨기려 해도, 눈썰미 있는 게이머들은 금방 이를 알아챈다. 한 레딧 유저는 "이미 블랙 옵스 6에는 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AI 에셋이 사용됐다. 대부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저품질 쓰레기였지만, 그들은 그것을 사용했다. 콜 오브 듀티가 이를 사용한다면, 다른 모든 AAA 스튜디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트나이트의 베이더 AI, 새로운 가능성 제시

현재 포트나이트에 등장한 '베이더 AI'는 게임 내 AI 활용의 흥미로운 사례다. 많은 사용자들이 생성형 AI에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베이더가 "스키비디 화장실"이나 "피해, 손오공!" 같은 네티즌들이 입력한 밈을 말하게 하는 기능은 일반 사용자들에게 너무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한 유저는 "베이더 AI는 적어도 똑똑해서 적 위치, 무기, 아이템 등을 알려준다"며 "밈 생성기이자 실제 게임 자산으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보면 불안하다"고 언급했다.

기술의 진화와 게임의 미래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AI 기술은 완성도가 낮아 대부분의 게임에서 눈에 띄게 어색하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언젠가는 AI로 만든 콘텐츠와 사람이 만든 콘텐츠의 구분이 어려워질 날이 올 수도 있다.

진정한 문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 활용 방식이다. AI가 창의적인 인력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개발자들의 작업을 보조하고 지루한 반복 작업을 줄여주는 도구로 사용된다면 어떨까? 예를 들어, 한 레딧 유저는 "콘셉트 아티스트들이 배경 NPC의 셔츠 패턴 같은 지루한 것들을 생성하는 데 AI를 활용해 더 많은 시간을 전경의 창의적인 작업에 투자할 수 있다면" 그것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어쩌면 AI와 인간 창의성 사이의 균형점을 아직 찾지 못했을 뿐일지도 모른다. 게임 업계가 AI를 단순히 비용 절감 도구가 아닌, 게임 경험을 진정으로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원문 출처: 레딧 게시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