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발자들의 현실적 선택, AI 도구

지난 11월 10일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 관련 보고서가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게임 개발에서 생성형 AI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데이터를 담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소규모 인디 개발자들은 주로 아트, 음성, 음악, 번역 등의 분야에서 AI 도구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 가능한 결과였지만,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돈 없는 개발자들의 현실적 대안

레딧 유저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쪽에서는 AI 활용을 현실적 대안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 유저는 "아트, 음성, 음악, 번역은 정말 비싸고 돈 없는 개발자들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라며 "AI를 쓰고 게임을 만드냐, AI 안 쓰고 게임을 포기하냐 중에 선택하라면 무조건 게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댓글은 52개의 추천을 받으며 많은 공감을 얻었다. 해당 유저는 "아티스트들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싫어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 이런 회사들은 애초에 아티스트를 고용할 돈이 없었던 곳들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마케팅 분야에서도 AI가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는 명확하지 않아 추가 관찰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운 차원의 쓰레기 게임 시대 올 것"

반면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61개 추천을 받은 한 댓글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차원의 쓰레기 게임 시대가 올 것"이라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이미 저품질 게임들로 넘쳐나고 있는데, 특히 호러 장르 같은 경우는 더 심각하다. 그런데 이제 AI 도구 덕분에 아무나 게임을 '떠올려서' 코딩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 유저는 과거 소규모 개발자들이 친구나 지인 중 아티스트를 섭외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쌓고 싶어 하는 신인들과 협업했던 점을 언급하며, "개발이 느려지더라도 많은 이들에게는 사랑의 노동이었다"고 아쉬워했다.

"에셋 플립 게임과 뭐가 다르냐"

하지만 이런 우려에 대한 반박도 거셌다. 27개 추천을 받은 한 댓글은 "그런 게임들은 지난 10년간 계속 있어왔다. '에셋 플립'이라고 불렸던 게임들 말이다. 그냥 에셋을 사거나 무료 에셋을 썼을 뿐"이라며 "과거 배틀그라운드도 에셋팩에서 건물들을 가져왔다고 비판받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I 생성 게임들은 "너무 조악하고 밋밋해서 속아서 살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도 나왔다. 즉, 시장이 자연스럽게 걸러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형 게임사 vs 인디 개발자의 이중잣대?

일부 유저들은 AI 활용에 대한 이중잣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아크 레이더스 같은 대형 게임이 AI를 쓰면 '혁신적'이라고 하고, 스퀘어 에닉스가 AI 활용을 공개적으로 얘기해도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를 사랑하니까 괜찮다고 한다. 그런데 돈 없는 소규모 개발자들만 타겟으로 삼는다"는 비판이었다.

이들은 "AI 반대론자들, 특히 아트 분야는 너무 이기적이다. 차라리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고, 사람들이 꿈을 포기하는 것을 원한다"며 "모든 사람이 신탁 기금이 있다고 착각하거나, 평생에 걸쳐 배우고 익혀야 할 기술들을 배우라고 제안한다"고 꼬집었다.

변화하는 게임 개발 생태계

결국 이번 데이터와 커뮤니티 반응은 게임 개발 생태계의 변화를 여실히 보여준다. AI 도구의 발달로 진입 장벽은 낮아졌지만, 그만큼 시장은 더욱 포화 상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AI를 도구로 활용하되, 게임의 본질적 재미와 완성도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기술을 어떻게 현명하게 활용할지는 결국 개발자들의 몫이다.

소규모 개발자들에게 AI는 꿈을 실현하는 도구가 될 수도, 시장을 더욱 혼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2025년 게임업계는 이런 변화의 한복판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_원문: https://reddit.com/r/pcgaming/comments/1otgvv3/reportdatafromsteamnextfestshows_how/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