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 AI 쓰레기 게임들이 너무 많다? 유저들 '발칵' 뒤집어진 이유
AI 게임의 홍수, 스팀 생태계를 위협하나?
지난 10월 11일, 스팀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다. 한 유저가 "밸브는 저품질 AI 게임들이 스토어를 오염시키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이 2,914개의 추천을 받으며 화제가 됐다.
게시물 작성자는 "AI 기술의 발달로 인해 저품질 게임들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아졌다"며 "밸브가 더 엄격한 심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프론트페이지에는 좋은 게임들이 추천되지만, 개별 태그나 검색 결과는 AI로 만든 조잡한 게임들로 가득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오래된 고민, 새로운 양상
하지만 커뮤니티 반응은 예상보다 복잡했다. 1,123개 추천을 받은 상위 댓글은 "밸브는 몇 년 전부터 거의 작동하지 않는 에셋 플립 게임들을 허용해왔다. 이제 와서 선을 긋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실제로 짐 스털링의 '짐퀴지션' 유튜브 채널에서 약 10년 전부터 에셋 플립 게임들의 스팀 점령을 다뤘다는 댓글도 등장했다. 한 유저는 "작년까지는 그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AI가 진입 장벽을 거의 없애버리면서 이제 완전히 쓰레기 축제가 됐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저품질'의 기준은 누가 정하나?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반박 의견(343개 추천)은 "저품질 게임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해당 댓글 작성자는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이며, 누가 그 판단을 내릴 것인가. 저품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디 게임이 차단당하는 순간까지는 좋은 아이디어처럼 보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마인크래프트를 예로 든 댓글(159개 추천)이 인상적이었다. "마인크래프트도 처음 출시됐을 때는 완전히 저품질 게임처럼 보였다. 1인칭 게임을 자바로 누가 만드나 싶을 정도였는데, 결과적으로는 어떻게 됐나"라는 지적이다.
언더테일 역시 "자세히 보지 않으면 저품질 쓰레기 같아 보인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열 vs 자유 시장
184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아예 "검열을 지지하는 글에 누가 추천을 누르나"며 강하게 반발했다. "OP(원글 작성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지 않으면 된다. 다른 사람들이 뭘 살지는 당신이 정할 일이 아니다"라는 논리였다.
96개 추천을 받은 다른 댓글은 "불법이거나 아예 작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면 밸브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대신 더 나은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
흥미롭게도 "도대체 어디서 그런 게임들을 보느냐"고 반문하는 댓글(92개 추천)도 있었다. 실제로 3페이지를 뒤져본 한 유저는 "AI 생성 콘텐츠가 포함된 게임을 2개밖에 못 찾겠다. 하나는 성인 게임, 하나는 로맨스 비주얼 노벨이었다. '점령'이라고 하기에는 거리가 멀다"며 과장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팀의 알고리즘이 이미 이런 저품질 게임들을 거의 보이지 않게 만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연간 만 개가 넘는 게임이 출시되는데, 그중 98%는 대부분의 유저에게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밸브의 현재 전략은?
현재 밸브는 판매 실적에 따른 가시성 조절 전략을 사용한다. 게임 출시 후 작은 푸시를 주지만,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이 판매량에 달려 있다. 팔리지 않는 게임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팔리는 게임만 추천 시스템을 통해 추가 홍보를 받는 구조다.
한 유저는 "운 좋은 집주인(Luck be a Landlord)"이나 "드림 퀘스트" 같은 게임들을 예로 들며, "어떤 사람들은 이런 게임도 저품질이라고 부를 수 있다. 소비자들이 결정하게 두고, 밸브는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게임의 미래는?
원글 작성자가 "AI 게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아질 것이고, 지금보다 더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완전히 점령당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달리, 커뮤니티는 대체로 현재 시스템을 유지하되 더 나은 필터링 옵션을 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25개 추천을 받은 한 댓글은 "AI로 이틀 만에 만든 만 번째 비주얼 노벨들을 무시 목록에 넣느라 고생이다. 최소한 태그나 필터링 옵션은 있었으면 좋겠다"며 절충안을 제시했다.
결국 이 논쟁은 게임 산업의 미래와 플랫폼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AI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 제작 진입 장벽이 낮아지는 상황에서, 품질 관리와 창작의 자유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다.
원글: https://reddit.com/r/Steam/comments/1o41y38/valve_should_stop_allowing_low_effort_ai_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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