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 에닉스, 결국 AI로 게임 테스트 한다더니... 개발자들 발칵 뒤집혔다
AI가 버그를 잡아낼 수 있을까?
지난 11월 6일, 스퀘어 에닉스가 2027년까지 게임 품질보증(QA) 테스트에 AI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소식에 게임업계 관계자들과 개발자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게임 개발사들이 앞다투어 AI 도입을 선언하는 가운데, 이번엔 게임 테스트 영역까지 AI의 손길이 닿을 예정이다. 스퀘어 에닉스는 기존 수동 테스트 방식을 AI로 대체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이미 15년 전부터 하던 일인데?"
레딧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발표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10년 이상 QA 업무를 담당했다는 한 개발자는 "자동화 테스트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업계 표준이었다"며 "스퀘어 에닉스가 마치 새로운 기술인 것처럼 포장하고 있지만, 결국 투자자들 앞에서 AI 버즈워드를 써먹으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맵의 모든 지점을 돌아다니며 바닥을 뚫고 떨어지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분명 지겨운 일이다. 이런 반복적인 테스트에 AI를 활용하는 건 좋은 아이디어"라면서도 "문제는 이걸 도구가 아닌 직원 대체재로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이미 오랫동안 자동화된 테스트 프로그램을 사용해왔다. 차이점이 있다면 기존에는 사람이 테스트 항목을 지정했지만, AI는 스스로 무엇을 테스트할지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품질보증에서 '보증'이 빠진다"
가장 큰 우려는 AI의 판단력이다. 한 댓글러는 "AI 모델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있는지 누가 확인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AI 기반 테스트는 품질보증(Quality Assurance)에서 '보증(Assurance)'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게임들에서는 훨씬 많은 버그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흥미로운 사례도 언급됐다. 퍼즐 게임 '탈로스 원리'를 개발한 크로팀(Croteam)은 자체 제작한 봇이 게임을 플레이하며 퍼즐을 무차별 대입으로 풀어보도록 했다. 이 봇은 특정 상황에서 게임이 멈추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했고, 심지어 완성된 게임에도 포함되어 플레이어들이 봇의 플레이를 관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례조차 "AI가 아닌 기존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 기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퀘어 에닉스의 트렌드 추종 행보
스퀘어 에닉스는 그동안 새로운 트렌드를 쫓다가 실패를 거듭해온 전력이 있다. 대표적으로 NFT 게임에 뛰어들었다가 참패를 겪었고, 이로 인해 툼레이더, 히트맨, 듀스 엑스 등 유명 IP들을 매각해야 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물론 일부에서는 "NFT 게임은 저비용 고수익 구조였고, IP 매각은 이미 수익성이 떨어지던 스튜디오들을 정리한 것"이라는 반박도 나왔지만, 스퀘어 에닉스의 경영진에 대한 불신은 여전하다.
한 댓글러는 "지구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놈들이 경영하는 회사에서 좋은 게임이 나오는 게 기적"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바보들이 경영하고 재능 있는 개발자들이 떠받치고 있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QA 업계의 현실적 우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 대체다. 10년간 QA 업무를 담당했다는 전직 직원은 "자동화는 하루 업무를 시작하기 전 빌드 안정성을 확인하는 데 정말 좋은 도구"라면서도 "AI 열풍으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해온 도구가 갑자기 직원 대체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라이트 베이킹에서 몇 가지 오류가 발생했으니 메인 브랜치를 확인해서 어느 영역에 문제가 있는지, 왜 발생했는지, 심각도는 어느 정도인지 알려달라'는 식의 업무는 AI가 할 수 없다"며 "수동 확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퀘어 에닉스는 QA 직원의 70%를 감축하려고 한다"는 내부 정보도 공개되어 업계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도구냐, 대체재냐
AI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많지 않다. 오히려 반복적이고 지루한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는 AI가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경영진이 AI를 보조 도구가 아닌 인력 대체재로 바라보는 시각이다.
한 개발자는 "기본적인 체크 작업에는 AI나 자동화가 분명히 활용 공간이 있다. 우리는 더 중요한 기능 테스트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면을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것이 수동 QA 테스트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로 제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임 개발자들과 QA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메시지는 명확하다. AI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인간의 판단력과 경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스퀘어 에닉스가 2027년까지 도입 예정인 AI QA 시스템이 과연 이런 우려들을 불식시킬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출처: 레딧 게임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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