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AI 그림을 비판한 게임이 AI 그림 쓴 게임에게 졌다

결국 AI 그림을 비판한 게임이 AI 그림 쓴 게임에게 졌다

AI 아트를 둘러싼 아이러니한 현실

지난 12월 12일, 레딧 게임 커뮤니티에서 씁쓸한 반응을 불러일으킨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바로 생성형 AI 아트의 문제점을 다룬 게임 <스플릿 픽션>이 정작 AI 아트를 사용한 게임에게 상을 내줬다는 내용이었다.

게시물을 올린 유저는 "정말 슬픈 시대에 살고 있다"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게시물은 126개의 추천을 받으며 161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게이머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스플릿 픽션>은 어떤 게임인가?

<스플릿 픽션>은 스웨덴의 헤이즈라이트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협동 어드벤처 게임이다. <잇 테익스 투>와 <어 웨이 아웃>으로 협동 게임 장르의 새 지평을 연 개발팀의 신작으로, 올해 스팀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둔 작품이기도 하다.

이 게임의 핵심 메시지 중 하나가 바로 생성형 AI 아트가 창작 산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다루는 것이었다. 게임 스토리와 설정을 통해 AI가 인간의 창의성을 대체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조명했던 것이다.

게이머들의 복잡한 심경

레딧 유저들의 반응은 복합적이었다. 많은 게이머들이 이 상황의 아이러니함에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게임 업계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는 AI 활용 현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한 유저는 "창작자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돈과 효율성 앞에서는 타협하는 게 현실"이라며 업계의 모순을 지적했다. 또 다른 유저는 "<스플릿 픽션> 같은 게임이 나와도 변하는 건 없는 것 같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AI 아트 논란의 현주소

이번 사건은 게임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AI 아트 논란의 단면을 보여준다. 한편에서는 AI가 창작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예술의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개발 비용 절감과 효율성을 이유로 AI 활용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인디 게임 개발사들의 경우 제한된 예산으로 인해 AI 아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플릿 픽션> 같은 작품이 전달하려던 메시지가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창작 산업의 미래는?

AI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문학 등 모든 창작 분야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스플릿 픽션>이 경고한 미래가 이미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창작자들과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결국 게임의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과 "창작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문제가 단순히 기술적 이슈를 넘어서 우리 사회가 예술과 창작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12월 현재, 이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AI와 인간 창작자가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스플릿 픽션>이 그려낸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현실이 될지는 앞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원문: https://reddit.com/r/SplitFiction/comments/1pkx215/split_fiction_a_game_about_the_evils_of_gen_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