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성능 정체가 콘솔 가격 인하를 막는다... '무어의 법칙' 사망선고

콘솔 게이머들, 지갑은 계속 두꺼워야 할 듯
콘솔 게이머라면 누구나 새 세대가 출시된 후 몇 년 지나면 가격이 내려가는 패턴에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 레딧에서 화제가 된 게시물에 따르면, 반도체 기술의 정체가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콘솔 가격 인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5월 4일 레딧 r/gaming 커뮤니티에 게시된 "반도체 칩이 예전처럼 발전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이 게임 콘솔 가격 인하를 막고 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은 3천 개 이상의 추천과 500개 이상의 댓글을 받으며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마지막으로 주요 콘솔 기기의 영구적 가격 인하가 있었던 시기는 2016년이었다. 그 이후로 인플레이션과 함께 반도체 기술 발전의 정체가 가격 인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무어의 법칙은 죽었다"
반도체 업계에 종사한다는 한 레딧 유저는 "무어의 법칙은 죽지 않았다, 단지 매우 비싸졌을 뿐"이라며 상세한 설명을 제공했다. 이 유저에 따르면 PS5까지의 콘솔들은 심자외선(DUV)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 기계로 만들어진 칩을 사용하며, 이런 기계 한 대의 가격이 이미 1800만~2000만 달러(약 250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더 발전된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 기계는 1억 2천만 달러(약 1650억 원) 이상이며, 2025년에 시범 운용 중인 최첨단 Hi-NA 시스템은 2억 5천만 달러(약 3450억 원) 이상의 가격을 자랑한다.
"소비자들이 콘솔에 1200달러(약 165만 원) 이상을 지불할 의향이 없는 한, 콘솔은 더 나은 설계가 불가능합니다. 재정적으로 전혀 말이 안 되기 때문이죠," 라고 이 업계 전문가는 설명했다.
또 다른 유저는 "무어의 법칙은 '비용은 절반으로 줄이면서 트랜지스터 수는 두 배로'라는 것인데, 새로운 공정이 실제로 트랜지스터당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한다는 것은 그 법칙이 완전히 죽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최적화의 귀환을 바라는 목소리
이런 상황에서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의견은 "개발자들이 다시 게임 최적화에 신경 쓰기 시작할 수 있을까?"라는 댓글이었다. 이 댓글은 27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많은 게이머들의 공감을 얻었다.
"기업들이 새로운 칩을 밀어붙이는 대신 기존 기술 최적화에 집중하기 시작한다면 좋겠다"라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동의했다. 한 유저는 "그들에게는 최적화를 하지 않고 최신 기술을 요구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게 더 저렴합니다. 이들에게는 수익이 전부죠."라고 비판했다.
현재 PC 게임의 상태를 언급한 유저는 "큰 예산의 게임들은 최고 사양의 하드웨어에서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PC에 수천 달러를 쓸 의향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왜 이렇게 터무니없는 요구사항을 가진 게임을 개발하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차세대 콘솔의 미래는?
많은 게이머들은 이런 상황이 차세대 콘솔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세대가 좀 더 오래 지속되고, 개발자들이 이 세대 콘솔에 최적화된 게임을 먼저 만들도록 합시다. 왜 유튜버들은 벌써 PS6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까요?"라는 의견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일부는 "차세대 콘솔은 여전히 곧(2026/27년경) 출시되겠지만, 그래픽 품질의 큰 도약은 이제 끝났습니다"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다른 유저는 "모델명에 '프로', '맥스', '울트라' 같은 단어를 넣어 성능 차이를 상쇄할 것"이라며 아이러니하게 표현했다.
그래픽보다 게임성을 중시하는 움직임
이런 상황에서 많은 게이머들은 그래픽보다 게임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게임은 그래픽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그래픽은 구세대지만 게임 메커니즘이 더 좋아서 계속 돌아가는 게임들이 있죠."라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이 공감했다.
예로 'XCOM 2', '워크래프트 3' 같은 게임들이 언급되었고, 일부는 "닌텐도 게임이 종종 높은 품질을 자랑하는 이유는 게임플레이에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게이머들의 다양한 반응
이 주제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일부는 현대 게임의 방향성에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 모든 기술 관련 헛소리가 정말로 게임에서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냥 좋은 게임을 만들어 주세요. 게임이 지루하다면 200fps라도 상관없어요. 닌텐도 64의 20fps 정도 되는 어색한 게임들로 현대의 오픈월드 퀘스트 수집 게임들보다 더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8K라도 지루하면 정말 재미없습니다."
오래된 게이머라고 소개한 한 유저는 "현대 게임에는 이제 지쳤습니다. 지난 10년간 내가 해본 최고의 게임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것이 너무 역겹고 끈적끈적하게 느껴집니다. 스위치 2는 제가 출시일에 구매하지 않을 첫 콘솔이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그동안 저는 SNES 이후 모든 시스템을 미국 출시일 당일이나 그 이전에 구매했었죠."라고 말했다.
AI에 밀려나는 게임용 칩
현재 상황에 대한 또 다른 관점으로 AI의 영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AI가 예상대로 핵심 글로벌 산업이 된다면, 우리는 다시는 예전처럼 저렴하게 게임을 즐길 수 없을 것 같습니다."라는 걱정과 함께, "무어의 법칙은 완전히 죽었고, 최고의 하드웨어는 AI로 전환되고 있습니다."라는 분석도 있었다.
결국 이번 논의는 단순한 콘솔 가격 문제를 넘어 게임 산업의 미래 방향성, 개발 철학, 그리고 기술과 창의성 사이의 균형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반도체 기술의 정체가 어쩌면 게임 개발자들에게 그래픽보다 게임성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원문: https://reddit.com/r/gaming/comments/1keoodt/chips_arent_improving_like_they_used_to_and_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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