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로블록스 차단에 발칵 뒤집힌 어린이들, "2천 루블 기부할게 게임 지워지지 않게 해주세요"

러시아 로블록스 차단에 발칵 뒤집힌 어린이들, "2천 루블 기부할게 게임 지워지지 않게 해주세요"

러시아 로블록스 차단, 어린이들의 절규

12월 3일 러시아 레딧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러시아에서 로블록스가 차단된 후 어린이들이 보인 반응을 담은 스크린샷이 공개됐는데, 한 어린이가 "에카테리나 미하일로브나"라는 이름의 관련 인사에게 보낸 절절한 호소 메시지가 담겨 있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왜 제가 좋아하는 게임인 로블록스가 삭제되는 건가요?"라며 울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게임이 삭제되지 않는다면 2천 루블을 기부하겠습니다"라는 구절이 눈길을 끈다. 기도하는 손 이모지와 놀란 눈 이모지까지 동원해 간절함을 표현한 이 메시지는 러시아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네티즌들의 반응: 분노와 우려가 뒤섞인 목소리

이 게시물에는 84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343개의 추천을 받았다. 댓글들을 살펴보면 러시아 네티즌들의 복잡한 심경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179개 추천)은 다음과 같다:

"그들이 포드네베스니를 건드렸을 때는 별로 신경 안 썼고, 맥도날드를 건드렸을 때도 참았지만, 로블록스를 건드렸을 때는 정말 놀랐다"

이에 대한 답글로는 "맥도날드 때문에? 진짜로?"(33개 추천), "포드네베스니가 더 이상하지 않나?"(37개 추천) 등 다소 냉소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어린이들의 집단 저항과 미래에 대한 우려

109개의 추천을 받은 또 다른 댓글은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믿을 수 없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과장이 아니라 정말 엄청난 수의 아이들이 지금 미줄리나의 댓글창을 공격하고 있고, 그녀에게만 희망을 걸고 있는 것 같다. 이건 정말 큰 반향이다. RKN(러시아 연방 통신·정보기술·대중매체 감독청)이 '안전'을 위해 어린이 오락거리를 건드렸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화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답글에서는 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이는 결국 18세 미만 모든 사람의 인터넷 접속을 금지하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67개 추천)

더 나아가 "다음 단계는 18세 이후에도 금지하는 것이다. 당연히 아이들의 예방, 방지, 안전을 위해서"라는 냉소적인 댓글도 26개의 추천을 받았다.

스팀도 언젠가는? 미래 전망에 대한 우려

42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더 큰 그림을 그려봤다:

"지금은 로블록스를 비웃고 있지만, 스팀을 건드리면 여러분도 난리가 날 것이다. 흥미로운 건 이 친구들이 미래 유권자들에게 역선전을 해준 셈이다. 학생들은 이걸 잊지 않을 것이다"

체념과 냉소 섞인 반응들

일부 네티즌들은 체념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44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상관없어, 마인크래프트 1.7.10이나 해라"라고 말했지만, 이에 대한 답글에서는 "다음 금지 대상이 뭔지 추측해봐"(35개 추천)라며 우려를 표했다. 더 극단적으로는 "아이들을 금지하자"는 댓글도 31개의 추천을 받았다.

가장 극단적인 반응으로는 27개 추천을 받은 다음 댓글이 있다:

"그냥 노예제도나 다시 도입해라. 누군가를 보호한다는 문명사회의 가식을 그만 부려라"

어린이 게임 차단이 불러온 사회적 파장

이번 로블록스 차단 사태는 단순한 게임 규제를 넘어 러시아 사회의 복잡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어린이들의 순수한 호소부터 성인들의 냉소적 반응, 그리고 미래에 대한 우려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번 사태가 미래 세대에게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다. 현재 어린이들이 보이는 반응이 향후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정치적 성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러시아의 인터넷 규제가 점점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로블록스 차단은 그 여파가 예상보다 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출처: Reddit - r/rusAskRed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