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로블록스 공식 계정도 '브레인 로트'에 감염됐다

로블록스 공식 계정까지 숏폼 메타에 빠지다
지난 17일, 로블록스 공식 계정이 숏폼 콘텐츠의 유행에 동참하며 유저들 사이에서 의외의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레딧 '고커밋다이(r/GoCommitDie)' 서브레딧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로블록스 공식 계정이 최근 트렌드를 따라한 영상을 게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제의 게시물은 '로블록스 공식 계정이 브레인 로트(뇌가 썩을 정도로 중독성 강한 콘텐츠)를 올렸다'는 제목과 함께 깨진 하트와 시든 장미 이모티콘을 곁들였습니다. 이에 로블록스 커뮤니티는 다소 복잡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성은 떨어졌지만 트렌디해졌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브레인 로트 동물들이 기지에 침투했다. 우리의 지성은 떨어졌지만 더 트렌디해졌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로블록스가 Z세대와 알파세대를 겨냥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릴스 스타일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비꼬는 코멘트로 해석됩니다.
또 다른 인기 댓글은 "로블록스한테 '형, 어떤 아이가 납치됐어요. 관리 좀 제대로 해주세요!'라고 말하면 로블록스는 이런 영상이나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는 로블록스가 플랫폼 내 안전과 관리 문제보다 마케팅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유저들의 불만을 드러냅니다.
브랜드의 '밈화' 전략, 과연 성공적일까?
최근 몇 년간 기업들의 소셜 미디어 전략은 급격히 변화해왔습니다. 특히 게임 기업들은 Z세대와 알파세대를 타겟으로 '친구 같은 브랜드'를 지향하며 밈과 유행어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로블록스의 이번 행보 역시 이런 트렌드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반응을 보면, 이런 전략이 항상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특히 플랫폼 안전성과 관련된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볍고 유행을 쫓는 콘텐츠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로블록스의 플랫폼 안전 이슈와 괴리
로블록스는, 특히 미국에서, 아동 안전과 관련된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습니다. 플랫폼 내 부적절한 콘텐츠, 온라인 그루밍, 사기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로블록스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어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식 계정이 틱톡 스타일의 가볍고 트렌디한 콘텐츠를 올리는 것은 일부 유저들에게 "진지한 문제는 무시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레딧의 한 유저는 "아이들이 로벅스(로블록스 화폐)를 날려가며 사기를 당하는 동안, 로블록스는 SNS에서 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로블록스의 어려운 균형 잡기
로블록스는 현재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10대 이하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 특성상 트렌디한 콘텐츠로 관심을 유지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책임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는 게임 기업이 소셜 미디어 전략을 수립할 때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특히 로블록스처럼 어린 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일수록 브랜드 메시지와 실제 운영 사이의 일관성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레딧에서 이 논란이 큰 인기를 끈 것은, 로블록스 커뮤니티가 느끼는 이런 괴리감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앞으로 로블록스가 어떻게 브랜드 커뮤니케이션과 플랫폼 안전 사이의 균형을 맞춰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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