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에서 벌어진 '채팅 금지' 항의시위, 브라질 어린이들이 프랑스 혁명까지 인용하며 발칵
브라질 로블록스에서 벌어진 예상치 못한 시위
1월 15일, 브라질 로블록스 커뮤니티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로블록스가 어린이 보호를 위해 음성 및 텍스트 채팅을 금지하자, 브라질의 어린 플레이어들이 게임 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것이다.
아바타들이 손에 든 피켓 문구들을 보면, 이 시위가 단순한 불만 표출을 넘어선 문화적 현상임을 알 수 있다. "채팅이 없다고? 그럼 팻말을 쓰자"라는 기발한 해결책부터, "정의를 원한다"는 진지한 구호까지 다양한 메시지가 등장했다.
군사독재 저항가요를 부르는 아이들
특히 주목할 점은 시위대가 브라질 군사독재 시절 저항 상징곡인 '칼리세(Cálice)'를 시위 테마곡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 곡은 1970년대 브라질에서 언론 탄압에 맞서 부른 노래로, "입 다물어(Cale-se)"와 "성배(Cálice)"의 언어유희를 통해 검열에 대한 저항 의지를 표현한 역사적 작품이다.
인스타그램에는 어린이들이 이 노래를 배경음악으로 깔고 채팅 기능 복원을 요구하는 영상들이 속속 올라왔다. 한 유저는 "9살짜리 아이가 마리 앙투아네트를 패러디하거나 군사독재 시절 노래를 인용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프랑스 혁명까지 소환한 창의적 저항
더욱 놀라운 것은 일부 시위 참가자들이 마리 앙투아네트의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라는 유명한 말을 패러디했다는 점이다. 한 댓글 작성자는 "채팅이 없으면 팻말을 쓰면 되잖아"라는 식으로 각색했다고 전했다.
브라질 유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두고 "모든 세대에는 고유한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다"며 세대론적 해석도 나왔다. 일부는 이를 "나치즘의 재현"이라고 과격하게 표현하기도 했다.
로블록스의 딜레마와 예상치 못한 후폭풍
로블록스가 어린이 보호를 위해 도입한 채팅 제한 정책이 이런 문화적 저항으로 이어질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악의적인 성인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한다는 선의의 정책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제약한다는 반발에 부딪힌 셈이다.
특히 브라질처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국가에서 이런 반응이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게임 플랫폼의 정책 변화가 단순한 기능 제한을 넘어 문화적, 역사적 맥락과 맞물려 예상치 못한 사회적 현상으로 번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한 유저는 "주로 인스타그램에서 아이들이 채팅 복원을 요구하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고, 마리 앙투아네트 패러디는 플랫폼을 자주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시작한 유머인 것 같다"며 상황을 정리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소통 제한이 어떤 파급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Z세대가 얼마나 창의적으로 저항 의지를 표현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가 되었다.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