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아바타 전쟁' 발발.. "군복은 이제 그만" VS "내 캐릭터 내 맘대로"

로블록스 '아바타 전쟁' 발발.. "군복은 이제 그만" VS "내 캐릭터 내 맘대로"

10년 째 계속되는 로블록스 '아바타 논쟁'의 최신 전선

지난 2일, 레딧 커뮤니티에서 '로블록스를 구해라(save roblox)'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이 게시물은 현재 로블록스에서 유행하는 '구너' 아바타와 '이보이' 스타일의 아바타를 비판하며, 과거 밀리터리 스타일이나 단순한 베이직 아바타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담고 있다.

게시물은 627개의 추천을 받으며 256개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의 인기 댓글들은 오히려 이러한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였다. 로블록스 커뮤니티에서는 아바타 스타일을 둘러싼 '옛 것 vs 새것', '단순함 vs 화려함'의 대립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내 아바타는 내 맘대로" VS "베이컨이 최고"

가장 많은 224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구너 아바타와 이보이 아바타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런 식의 편집은 어리석다. 나도 2018-2019년에 만든 내 아바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다. 그것들은 정말 별로였다"라는 의견이었다.

또 다른 인기 댓글은 "로블록스는 구원이 필요하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옷을 입고, 아바타를 만든다. 모든 아바타가 마음에 들 수는 없다"라며 "대부분의 밀리터리 아바타는 똑같거나 비현실적이다. 밀리터리 아바타를 가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제 군대가 어떤지 전혀 모른다"고 비판했다.

'베이컨'으로 불리는 기본 헤어스타일 아바타에 대해서도 "베이컨은 과대평가되었다"라는 의견이 52개의 추천을 받았다. 로블록스 플레이어들이 단순한 외형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옛날 것이 좋다"는 노스탤지어의 함정

한 댓글은 이 논쟁 자체가 "이 서브레딧의 메타는 '새로운 것은 나쁘고 옛날 것은 좋다, 추천을 달라'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로블록스 커뮤니티에서는 '노스탤지어'에 기반한 옛 스타일 찬양이 자주 등장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사용자는 "로블록스 서브레딧은 로블록스 패션 밈에 관해서는 2021년에 멈춰있다"라고 비판했으며, 여러 사용자들이 "사람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게 하라", "이건 정말 최악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게시물의 주장을 강력히 반박했다.

로블록스 플랫폼의 성장과 다양화

로블록스는 2006년 출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2023년 기준 전 세계 5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메가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단순한 블록형 아바타가 주를 이뤘지만, 로블록스 스튜디오의 기능이 확장되고 사용자층이 다양해지면서 아바타 커스터마이징 옵션도 크게 늘어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로블록스는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며, 더욱 사실적이고 상세한 아바타 제작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패션에 관심이 많은 Z세대와 알파세대 사용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는 화려하고 트렌디한 아바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세대 간, 취향 간 갈등의 장이 된 로블록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아바타 스타일 선호도를 넘어, 로블록스 내의 세대 간, 취향 간 갈등을 보여준다. 플랫폼 초창기부터 함께한 유저들은 단순하고 '순수했던' 시절의 로블록스를 그리워하는 반면, 새롭게 유입된 유저들은 현재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중시한다.

한 유저는 "내 스타일이 시그마다, 너희 것은 아니다 + L + 비율" 같은 게시물이라며 비판했는데, 이는 특정 스타일을 강요하는 태도에 대한 반감을 보여준다. 결국 로블록스 커뮤니티에서는 각자의 취향과 선호도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하다.

로블록스 내에서 지속되는 이러한 패션 논쟁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자아 표현과 정체성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는 현실을 반영한다. 어쩌면 이러한 논쟁 자체가 로블록스가 단순한 게임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원문 레딧 게시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