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AI 나이 인증 도입으로 게임 생태계 뒤바뀔까
로블록스의 새로운 AI 나이 인증 시스템이 몰고올 파장
12월 6일, 로블록스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새롭게 도입된 AI 얼굴 인식 나이 인증 시스템 때문이다. 현재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사진을 찍으면 AI가 나이를 추정해 연령대별로 채팅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의 정확도가 형편없다는 점이다. 한 유저는 "16살인데 18-20세 그룹으로 분류됐다"고 토로했고, 또 다른 유저는 "17살인데 12세 이하로 분류돼서 너무 화가 난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미국에서도 이미 시행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이 시스템의 글로벌 확산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게임 내 거래 시스템에 직격탄
특히 '로얄 하이(Royale High)'와 같은 게임에서는 이 업데이트가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유저는 "인어 거래소에서 다른 사람들이 타이핑하는 알림은 보이는데, 실제 채팅 내용은 전혀 볼 수 없어서 뭘 거래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다행히 일부 우회 방법은 남아있다. 일기나 네임태그를 활용한 상점 운영, 그리고 실제 거래 중 나타나는 작은 채팅창을 통한 소통은 여전히 가능하다. 하지만 기존의 자유로운 거래 환경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롤플레이 문화의 몰락 우려
더 심각한 문제는 롤플레이 문화에 미칠 타격이다. 같은 연령대 유저들끼리만 소통할 수 있게 되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창의적인 롤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채팅 없이 어떻게 제대로 된 롤플레이를 할 수 있겠냐"는 한탄이 커뮤니티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로블록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연결(Trusted Connections)' 기능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서로를 알고 신뢰하는 사용자들끼리는 연령대가 달라도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작동 방식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안 허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가장 큰 우려는 이 시스템의 보안 허점이다. AI의 낮은 정확도로 인해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사용자들이 아이의 사진을 이용해 쉽게 연령 인증을 우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유저는 "로블록스가 정말 해야 할 일은 전면에 나오는 성적인 게임들을 차단하고, 미성년자를 위험에 빠뜨리는 커뮤니티 그룹들을 감시하며, 실제 신고를 처리할 인간 중재자를 고용하는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유저들의 창의적 대응
하지만 유저들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다. 인어 거래소에서 만난 여성 유저들이 디스코드 그룹 채팅방을 만들어 이 제한을 우회하기로 했다는 훈훈한 소식도 전해진다. "이 업데이트가 인간적인 소통을 죽이게 두지 말자"는 그들의 다짐이 인상적이다.
로블록스의 이번 업데이트는 안전한 게임 환경 조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게임 생태계 전반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과연 이 시스템이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문제의 시작점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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