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개발진 "정글러는 라이너를 1대1로 못 이겨야 한다" 발언에 정글러들 발칵
라이엇의 정글 철학, 과연 현실적일까?
지난 12월 16일,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 디자이너 프록슨(Phroxzon)이 팟캐스트 'Broken by Concept'에 출연해 정글 포지션에 대한 개발진의 생각을 공개했다. 그런데 그의 발언이 정글 유저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록슨은 "전체 디자인팀이 현재 정글에 불만을 갖고 있다"며 "정글러는 게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티핑 포인트 캐릭터여야 하지만, 어떤 정글러도 초반에 라이너를 1대1로 이길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께 출연한 챌린저 티어 정글러 네이던이 "정글은 후반에 약해지는데, 초반도 약하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반박하자 프록슨은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뇌지컬한 플레이? 정글러들은 의문투성이
프록슨은 이어 정글러의 정체성을 "더 뇌지컬한 플레이어"로 정의하며 풀 클리어 메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글 유저들은 이런 방향성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레딧 정글 메인 커뮤니티에서는 "대부분의 정글러가 듀얼리스트나 암살자인데, 듀얼 능력을 제거하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유저는 "탱커 유틸리티 정글러만 계속 갱킹하는 게임을 원하는 건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프록슨이 예시로 든 신 짜오와 자르반에 대해서도 "애초에 이들이 라이너를 듀얼한 적이 있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유저는 "초반에 자르반이 누구를 원샷 킬하는지 모르겠다. 정글러가 라이너를 죽이는 건 보통 초반 특화 챔피언이 스케일링 챔피언과 만났을 때뿐"이라고 지적했다.
15년째 해답 없는 정글 딜레마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라이엇이 15년 동안 정글에서 뭘 원하는지 찾지 못했는데, 지금 와서 찾을 리가 있겠나"는 냉소적인 반응이었다. 실제로 리그 오브 레전드는 초기에 정글 포지션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았고, 유저들이 자연스럽게 만들어낸 역할을 후에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케이스다.
또 다른 유저는 "정글러는 500골드를 정글 아이템에 투자해야 하는 반면, 라이너들은 도란 아이템으로 시작한다. 어떤 정글러가 제정신인 라이너를 1대1로 이기겠나"라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에 스마이트까지 가져가야 하는 정글러의 불리함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암살자와 스커미셔는 어디로?
정글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비에고, 카직스, 케인, 렝가 같은 암살자형 정글러들의 미래다. 한 유저는 "이런 챔피언들이 라이너에게 실질적인 킬 위협을 가하지 못한다면 대체 왜 존재하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메이지나 원딜이 강에서 암살자를 만나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모든 암살자를 라인으로 보내겠다는 건가?"라는 날카로운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현재 정글에서 인기 있는 챔피언 대부분이 스커미셔나 암살자 계열이라는 점에서, 라이엇의 방향성이 유저들의 니즈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라이너들도 문제? "5년째 정글 대처법을 까먹었다"
흥미롭게도 일부 정글 유저들은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정글이 문제가 된 유일한 이유는 라이너들이 지난 5년동안 정글러와 플레이하는 법을 완전히 잊어버렸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 유저는 "라이너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걸 완전히 그만뒀다. 정글러를 인식하고 대비하는 레어한 라이너를 만나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고 주장했다.
정글의 미래는?
결국 라이엇의 의도는 정글을 더 전략적이고 서포트 중심적인 역할로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글 유저들은 "우리를 그냥 탑 라인의 두 번째 서포터로 만들고 싶은 거 아니냐"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유저는 "만약 정글에서 암살자와 스커미셔가 사라진다면 아마 내년 이맘때는 게임을 안 하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통계적으로도 대부분의 정글 유저들이 이런 타입의 챔피언을 선호한다는 점에서, 라이엇의 철학 변화가 정글 포지션 자체를 위기로 몰고 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새 시즌의 구체적인 변경사항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정글 커뮤니티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과연 라이엇이 15년째 풀지 못한 정글 딜레마에 이번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_원문: https://reddit.com/r/JungleMains/comments/1po04m2/riotsviewofthe_jungle/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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