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420' 숫자 조합도 강제 변경... 유저들 "이게 뭔 일이냐"

라이엇, '420' 숫자 조합도 강제 변경... 유저들 "이게 뭔 일이냐"

라이엇의 과도한 검열에 유저들 분노

지난 12월 5일, 라이엇 게임즈의 과도한 닉네임 검열 시스템이 또다시 논란을 일으켰다. 한 유저가 자신의 닉네임에 포함된 '#420' 숫자 조합이 강제로 변경됐다며 레딧에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해당 유저는 "라이엇이 커스텀 # 기능을 도입한 첫날부터 계속 써왔던 숫자인데, 갑자기 일련번호 같은 숫자로 강제 변경됐다"며 황당함을 표했다. 더욱 기가 막힌 건 라이엇 측의 해명이다. 단순히 숫자 조합이라는 이유만으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저들은 "신고 폭탄을 맞은 것 같다"며 일부 유저들의 악의적 신고가 원인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특정 숫자 조합에 대한 과민반응이 정당한 유저까지 피해를 보게 만드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유저들 "이런 식으로 할 거면 차라리…"

이번 사건에 대한 커뮤니티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다. 한 유저는 "라이엇이야말로 뭔가 빨고 있는 것 같은데, 특히 밸런스 팀이"(+34표)라며 신랄하게 비꼬았다. 라이엇의 게임 운영 방식 전반에 대한 불신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 다른 유저는 "그래서 나는 42069로 했다"(+34표)며 우회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드는 유저들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순간이다.

특히 눈에 띄는 반응은 "너무 유치하다. 완전 유아용 게임 만들 기세네. 이것보다 훨씬 심한 것들도 많이 봤는데"(+26표)라는 의견이다. 한 유저는 아예 "666으로 바꿨다"(+25표)며 반항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라이엇의 딜레마, 어디까지 제재해야 하나

사실 이번 논란은 게임 업계 전반이 직면한 딜레마를 보여준다. 건전한 게임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은 좋지만, 지나친 검열은 오히려 유저들의 반감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420이라는 숫자 자체는 특별한 의미가 없지만, 일부 문화권에서는 특정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모든 것을 사전 차단하려 든다면, 정작 진짜 문제가 되는 콘텐츠는 놓치면서 무고한 유저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라이엇은 그동안 K/DA 같은 성인 지향적 콘텐츠도 제작해온 회사다. 이런 이중적 태도에 유저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자동화 시스템의 한계가 드러나다

이번 사건은 자동화된 검열 시스템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특정 문자열이나 숫자 조합만으로 판단하는 시스템은 필연적으로 오판의 여지가 크다.

유저들의 신고가 누적되면 자동으로 제재가 가해지는 시스템 또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악의적인 신고를 통해 마음에 들지 않는 유저를 괴롭히는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엇이 진정으로 건전한 게임 환경을 만들고 싶다면, 단순한 키워드 필터링이 아닌 보다 정교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는 정작 중요한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유저들의 불만만 키우는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크다.

원본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riotgames/comments/1pf4shh/sincerely_this_is_getting_si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