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지도 게임에서 벌어진 황당한 사기극, 유저들 발칵 뒤집혔다
평화로운 지리 밈 커뮤니티에 일어난 '편집 사기' 파동
지난 5월 20일, 레딧의 r/geographymemes 커뮤니티에서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매일 하나씩 미국 주를 삭제해가는 재미있는 투표 게임에서, 한 유저가 최고 댓글을 몰래 수정해 게임을 조작하려 했던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u/Jfullr92가 만든 '미국 지도 투표 게임'이었다. 이 게임은 매일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에 따라 미국의 한 주를 지도에서 삭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단순히 주를 삭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메가소타(Megasota)', '버몬스터(Vermonster)' 같은 창의적인 주 이름 변경이나 영토 분할 같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들도 받아들여져 커뮤니티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콜로라도를 구하려던 치밀한 조작극
44번째 지도가 공개된 날, u/RoseRaving이라는 유저가 교묘한 수를 썼다. 처음에는 "미안해 콜로라도, 이제 갈 시간이야(Sorry Colorado it's time to go)"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댓글은 1,7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으며 최고 댓글이 되었다.
그런데 투표 집계 한 시간 전, 이 유저는 몰래 댓글을 "미안해 오리건, 이제 갈 시간이야(Sorry Oregon it's time to go)"로 수정했다. 댓글 아래 달린 모든 답글들은 여전히 콜로라도에 대한 내용이었지만, 게임 제작자는 처음에 이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다.
결국 45번째 지도에서는 콜로라도 대신 오리건(게임에서는 '캐스케이디아'로 불림)이 삭제됐다. 커뮤니티는 즉시 발칵 뒤집혔다.
"도덕적으로 잘못됐다" 제작자의 분노
항의가 빗발치고 다운보트가 쏟아지자, 게임 제작자는 뒤늦게 상황을 파악했다. 일부 유저들은 "게임에 댓글 수정을 금지하는 규칙이 없었다"며 편들기도 했지만, 커뮤니티 관리자들이 나서서 해당 댓글을 삭제했다.
게임 제작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수천 명이 어떤 내용이라고 믿고 추천을 눌렀는데 그걸 바꾸는 건 사기다.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이고, 불문율을 어긴 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원래 45번째 지도 게시물은 삭제됐고, 제작자는 상황을 설명하는 업데이트를 올린 후 지도를 다시 편집해 올바른 45번째 지도를 새로 게시했다.
'블루시퍼'를 외치는 끝까지 버티는 사기꾼
조작을 시도한 유저는 게임 참여 금지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유저에게 개인 메시지로 괴롭히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건 그냥 재미를 위한 게임일 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제작자가 사과를 요구했지만, 조작범은 끝까지 "블루시퍼 만세(Hail Blucifer)"라고만 답했다. 블루시퍼는 콜로라도주 덴버 국제공항에 있는 푸른 말 동상으로, 제작자가 사고로 숨질 정도로 악명 높은 조형물이다.
유저들의 반응은 의외로 호의적
흥미롭게도 많은 유저들은 이 해프닝을 꽤 재미있게 받아들였다. 한 유저는 "정말 오랜만에 본 재미있고 무해한 장난이었다. 오늘 하루 종일 이것 때문에 나온 밈들이 내 하루의 하이라이트였다"라고 댓글을 달았다.
콜로라도 거주자인 한 유저는 "잠들 때는 우리가 끝장났다고 생각했는데, 새 지도를 보고 당황했다가 편집을 까발리는 밈들을 보니 너무 재밌었다"며 즐거워했다.
또 다른 유저는 "이건 진짜 내 스타일의 서브레딧 드라마다. 완전히 무해하고 실제 세계에 아무 영향도 없으면서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니까"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순수한 재미를 지키려는 커뮤니티의 노력
이번 해프닝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벌어지는 가벼운 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준다. 실제 피해는 전혀 없지만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열정과 창의성이 만들어낸 소소한 갈등과 해결 과정이 오히려 더 큰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메가소타'나 '일리노이 칸국' 같은 기발한 아이디어들로 게임에 참여하고 있던 선량한 유저들의 반응이 인상적이었다. 이들은 조작 시도에 분노하면서도 해당 유저를 인신공격하지는 않았다.
레딧 특유의 자정 능력과 건전한 커뮤니티 문화가 빛을 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 지도 게임이 어떤 재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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