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생활 중인 아들의 포켓몬 컬렉션, 엄마가 몰래 다 버렸다

해외 생활 중인 아들의 포켓몬 컬렉션, 엄마가 몰래 다 버렸다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거야" 한 마디로 수천만 원 날린 엄마

8월 5일, 레딧의 '약간 짜증나는 일들'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해외에서 생활 중인 한 남성이 3년 만에 고향집에 둔 포켓몬 컬렉션을 찾았더니, 엄마가 이미 다 버려버렸다는 충격적인 사연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게시글 작성자는 "아시아계 엄마는 항상 게임 하는 걸 싫어했다"며 사연을 털어놨다. 공부하거나 '진짜 어른스러운' 일을 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사랑했던 그는 여러 대의 닌텐도 DS 콘솔로 포켓몬 게임에 수천 시간을 투자했고, 상태 좋은 포켓몬 카드와 각종 게임들을 소중히 보관해왔다.

해외 거주 3년 차, 향수에 젖어 엄마에게 물어본 그의 컬렉션들. 특히 지금은 꽤 비싼 값에 팔 수 있어서 수천 달러는 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참담했다.

"그 유치한 게임이랑 카드들? 다 버렸어. 어른이 되어서도 게임을 왜 해? 애들이나 하는 거잖아. 너는 커리어에 집중하고 게임 생각은 그만해."

돈보다 아픈 추억의 상실

작성자는 카드들의 금전적 가치 때문에 가장 화가 나야 할 텐데, 정작 더 속상한 건 다른 것이라고 털어놨다. 레벨 100까지 키운 포켓몬들, 수시간 갈아서 찾아낸 색이 다른 포켓몬들, 대전을 위해 노력치와 개체값을 세밀하게 조절한 포켓몬들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내 인생의 한 부분이었는데, 다시는 되돌아볼 수 없게 됐다"는 그의 말은 많은 게이머들의 가슴을 울렸다.

댓글로 쏟아진 공감과 조언

이 게시물은 55개의 댓글과 144개의 추천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가장 많은 추천(195개)을 받은 댓글은 신랄했다.

"엄마한테 부동산 몇 채 값어치의 물건을 버렸다고 말해줘. 그리고 요양원에서 편히 지내시길 바라. 당신은 엄마를 다시 볼 일이 없을 테니까."

하지만 작성자는 "엄마가 해외 생활비를 지원해주고 있어서 감사한 마음도 있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다른 사용자들은 실용적인 조언을 내놨다. "투자 관점에서 계산해서 보여주라"는 의견(32개 추천)과 "이베이에서 가격 스크린샷 찍어서 청구서 보내라"는 조언(20개 추천)이 인기를 끌었다.

"나만 당한 게 아니구나"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용자들의 댓글도 이어졌다. 45개 추천을 받은 한 댓글은 "내 아시아계 엄마도 초등학교 때 딴 육상 주 대회 메달들을 오래됐다고 다 버렸다. 근데 남동생 학업 트로피는 아직도 잘 보관 중이야"라며 공감을 표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약간 짜증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경악스럽다"며 작성자의 심정을 대변했다.

세대 간 가치관 충돌의 현실

이 사건은 게임에 대한 세대 간 인식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부모 세대에게는 '시간 낭비'나 '유치한 놀이'로 여겨지는 게임이, 자녀 세대에게는 소중한 추억과 때로는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컬렉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포켓몬 카드의 경우, 최근 몇 년간 빈티지 카드들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투자 상품으로까지 여겨지고 있다. 1998년 초판 포켓몬 카드 중 일부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작성자는 마지막에 "엄마는 좋은 뜻으로 한 일이고 내가 느끼는 가치를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며 이해심을 보였지만, 동시에 "지금도 매일 게임을 한다"고 고백하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이런 일이 나 혼자만 당한 게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충분히 이뤄진 것 같다. 수많은 댓글이 증명하듯, 이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다.

원문 링크: https://reddit.com/r/mildlyinfuriating/comments/1mi3dgx/my_mum_threw_out_all_my_pokemon_games_cards_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