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블리비언 리마스터 AI의 괴상한 습성... "말만 보면 미친듯이 달려든다"

오블리비언 리마스터 유저들을 당혹케 하는 AI의 묘한 취향
최근 출시된 '엘더스크롤 IV: 오블리비언 리마스터'에서 적 AI가 보여주는 기묘한 행동 패턴이 유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게임 내 적들이 플레이어를 두고 하필 그의 말을 집요하게 공격한다는 것이다.
레딧 유저 한 명이 지난 5월 8일 올린 게시물에서 "이 게임의 적 AI는 왜 내 말만 보면 환장하듯 달려드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에 많은 오블리비언 유저들이 공감하며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해당 유저는 "오블리비언을 예전에도 플레이했지만, 이번 리마스터가 한동안 만에 다시 플레이하는 거예요. 뭐 때문에 거의 모든 적들이 내 말을 우선적으로 공격하는지 아시나요? 전투를 시작하기 전에 말을 적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세워두려고 해봤는데, 그들은 항상 내가 뒤에서 쫓아가며 때리는데도 불구하고 먼 곳까지 뛰어가 말을 공격합니다."라고 당혹스러운 경험을 설명했다.
"말고기는 맛있거든요" - 유머러스한 유저들의 반응
댓글창은 이 이상한 AI 행동에 대한 재치 있는 농담들로 가득 찼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댓글은 단순히 "말고기가 맛있거든요"라는 농담이었고, 이에 "오크인 거 들켰네"라는 재치 있는 대답이 이어졌다.
일부 유저는 "당신의 인격 스탯이 말보다 높아서 그런 것 같아요"라는 게임 내 스탯 시스템을 활용한 유머를 던지기도 했다. 이어 "'개성 강화' 마법이 부여된 말 갑옷을 만들어 시리오딜에서 가장 매력적이고 잘생긴 말을 가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라는 댓글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이에 한 유저는 실제로 그런 기능을 추가하는 모드가 이미 넥서스 모드(Nexus Mods)에 존재한다며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다.
원작에서도 있었던 골치 아픈 문제
다수의 베테랑 플레이어들은 이 문제가 리마스터 버전에서 새롭게 생긴 것이 아니라 원작에서부터 존재했던 이슈라고 말한다. 특히 마보렐 수사의 페인트 말(Prior Maborel's Paint Horse)이 이 이유로 희생된 사연을 회상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한 유저는 그 이유에 대해 자세한 분석을 내놓았다: "이건 리마스터 문제가 아니라 원작에서도 있던 이슈예요. 기억이 맞다면, 적들이 처음 당신을 타겟 범위 내에서 확인할 때 당신이 말을 타고 있어서 말을 기본 타겟으로 설정하는데, 이게 말에서 내린 후에도 바뀌지 않는 거예요. 하지만 또한 그들은 가장 많은 데미지를 주는 대상을 우선시하는데, 말의 발차기가 만만치 않거든요. 전투 시작 전에 그들을 한 번이라도 때리면 타겟을 당신으로 바꿔야 하는데, 일단 말이 전투에 들어가면 그 발차기 때문에 말을 더 큰 위협으로 인식해 버립니다."
이 유저는 계속해서 "말이 싸움에서 벗어나지 않고, 당신이 실수로 말을 때릴 수도 있고, 그럼 말이 당신을 적으로 인식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또 다른 죽은 말이 생기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대처법: "말은 그냥 안 타요"
많은 유저들은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한 자신만의 방법을 공유했다. 어떤 이는 "안전한 지역으로만 빠른 이동하고 절대 말을 타고 어딘가로 가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더 단호하게 "저는 그냥 말 타는 걸 포기했어요. 내 캐릭터가 어차피 말보다 빠른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 운동 능력(Athletics) 스탯을 높이면 캐릭터가 기본 말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유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내 운동 능력 점수로는 정직하게 기본 말보다 빠릅니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결론: 버그? 아니면 의도된 디자인?
이 문제가 버그인지 아니면 의도된 게임 디자인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일부 유저들은 "도망치지 못하게 하려는 거죠"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뭐라고 해석하든, 이는 오블리비언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문제는 17년 전 출시된 원작에서부터 이어져 온 오래된 이슈이며, 리마스터 버전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일종의 '레트로 경험'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오블리비언의 말을 지키는 것 자체가 게임의 또 다른 도전 과제가 된 셈이다.
원문 출처: 레딧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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