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 "스위치 개조하면 고철됩니다" 경고에 유저들 발칵

닌텐도 "스위치 개조하면 고철됩니다" 경고에 유저들 발칵

"내 기기인데 맘대로 못한다고?" 닌텐도의 충격적인 정책 변경 논란

닌텐도 오브 아메리카가 지난 9일 기습적으로 정책을 변경해 유저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닌텐도는 사용자가 스위치 콘솔을 개조하거나 '비인가' 게임을 설치하는 경우 기기를 아예 사용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이른바 '벽돌화(bricking)'라 불리는 이 조치는 기존 온라인 서비스 이용 제한보다 한층 더 강력한 제재로, 사실상 수십만 원을 주고 구매한 하드웨어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유럽과 미국의 정책 차이점

흥미로운 점은 지역별로 약관 내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한 레딧 유저가 밝힌 정보에 따르면, 영국 계정의 약관은 "디지털 제품은 개인 및 비상업적 용도로만 라이선스가 부여되며, 디지털 제품의 무단 사용으로 인해 해당 제품이 사용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 약관은 더 강력하게 "위의 제한 사항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닌텐도가 닌텐도 계정 서비스 및/또는 해당 닌텐도 기기를 전체 또는 부분적으로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게 만들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많은 유저들은 "자동차를 튜닝했다고 자동차 회사가 원격으로 차를 고장내는 것과 같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럽연합(EU)에서는 이러한 정책이 소비자 보호법에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습니다.

집단소송 가능성과 새로운 장벽

한 법률 전문가로 추정되는 레딧 유저는 "비싼 기기를 의도적으로 벽돌화하고 환불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미국 변호사들이 줄을 서서 소송을 걸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유저는 닌텐도의 약관에 집단소송 참여 제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불만이 있는 소비자는 고객 서비스 라인을 통해서만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최근 애플과 앱스토어 관련 판결을 고려할 때, EU에서는 닌텐도를 상대로 한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닌텐도가 레트로 게임을 닌텐도 온라인 서비스(NSO)를 통해 판매하며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독점에 대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밸브의 접근법과 대비되는 닌텐도의 정책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중 하나는 밸브(Valve)의 스팀덱 정책과 닌텐도의 접근법을 비교한 것입니다:

"밸브의 스팀덱: '윈도우를 설치하고 싶으세요? 네, 당연히 가능합니다. 법적으로는 지원을 제공할 수 없다고 경고해야 하지만, 이건 당신의 기기니까 당신이 결정하세요. 참고로 설치 가이드도 여기 있어요.'"

다른 유저는 "심지어 애플조차도 탈옥(jailbreak)된 아이폰을 벽돌화하지는 않는다"며, 닌텐도의 강경한 접근법을 비판했습니다.

소유권 논란과 유저들의 대응

많은 유저들은 이번 정책이 결국 "내가 산 기기를 진정으로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증거"라고 지적하며, 이러한 관행이 법원에서 다시 한번 테스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 유저는 "PS Vita나 PS3처럼 더 이상 공식 스토어가 지원되지 않을 때까지는 모드를 하지 않았다"며, "비즈니스는 쌍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 회사가 내게 물건을 살 수 있는 능력을 차단하면, 나는 더 이상 그 기기가 규칙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유저들은 이러한 강경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해커들은 이것을 도전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닌텐도가 스스로 피해를 입히고 있을 뿐"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시대에 뒤떨어진 접근법?

레딧의 한 댓글은 이렇게 상황을 요약했습니다: "밸브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경쟁사들이 계속해서 자신의 발을 쏘고 있다." 이는 밸브가 스팀덱에 대해 사용자 친화적인 정책을 유지하는 동안, 닌텐도와 같은 경쟁사들은 제한적인 정책으로 스스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입니다.

이번 닌텐도의 정책 변경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법적으로 어떤 도전을 받게 될지는 앞으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특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오탐지' 사례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들이 어떤 구제책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실성입니다.

원문 링크: 레딧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