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거부한 인디게임, 알고보니 스팀에서 1만 5천 장 판매한 수작이었다

닌텐도의 까다로운 심사, 인디 개발자들 발목 잡나
지난 7월 31일, 한 인디게임 개발자가 레딧 게임 개발 커뮤니티에 올린 하소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팀에서 1만 5천 장 이상 판매되고 90% 이상의 긍정적 사용자 평가를 받은 게임이 닌텐도 스위치 출시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다.
문제의 게임은 'Crush the Industry'로, 라이엇 게임즈에서 2008년부터 근무한 경력이 있는 개발자가 첫 인디게임으로 제작한 작품이다. 개발자는 "바이럴 인기작은 아니지만 꽤 괜찮은 성과를 거뒀다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 게임은 닌텐도의 클래식 게임에서 영감을 받았고, 실제로 유저들로부터 스위치 포팅에 대한 문의가 수차례 들어온 상황이었다. 개발자는 "평생 닌텐도 팬이었고, 스위치에서 훌륭하게 플레이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의 공감과 조언 쇄도
이 게시물은 464개의 추천과 101개의 댓글을 받으며 큰 관심을 끌었다.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다음과 같은 반응들이 나왔다:
닌텐도의 이중잣대에 대한 비판
- "어제 e숍 출시 일정에서 AI 아트를 사용한 쓰레기 시뮬레이터 게임 4개를 봤는데, 당신 게임이 그것들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 (522 추천)
- "e숍에 'hentai'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간 AI 아트 쇼블웨어가 넘쳐나는데, 왜 진짜 게임들은 거부당하는지 모르겠다" (187 추천)
첫 게임 출시의 어려움
- "블루스카이에서 한 개발자가 말하길, 첫 게임을 e숍에 올리는 건 꽤 어렵지만, 그 이후엔 뭘 출시하든 닌텐도가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181 추천)
실용적인 해결책 제시
- "닌텐도 포팅 전문 스튜디오를 찾아보거나, 서드파티 퍼블리셔를 통해 진행해보라" (110 추천)
- "포팅 파트너나 콘솔 퍼블리셔를 이용하면 마찰이 훨씬 적다" (21 추천)
닌텐도 심사 시스템의 모순
개발자들이 지적한 가장 큰 문제는 닌텐도의 일관성 없는 심사 기준이다. 한 개발자는 "2년 전 스위치에 게임을 출시할 때 세세한 부분까지 엄격하게 심사받았는데, e숍을 열어보면 AI 슬롭 헨타이 어드벤처가 페이지마다 10개씩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닌텐도의 심사 시스템을 이렇게 설명했다:
- 닌텐도는 플랫폼에 퍼블리싱을 허용할 개발자를 까다롭게 선별한다
- 승인된 퍼블리셔의 경우 이후 출시작들은 최소 플랫폼 요구사항만 충족하면 된다
- 그래서 쓰레기 게임들이 많지만, 대부분 동일한 몇몇 퍼블리셔에서 나온다
스위치2 출시와 변화하는 기준
일부 개발자들은 스위치2 출시 이후 닌텐도의 심사 기준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OP의 게임은 보통 첫 게임으로 승인되는 종류인데, 다른 플랫폼에서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으니까"라며, 심사관이 '첫 출시' 스튜디오명을 보고 더 이상 검토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해결책은 서드파티 퍼블리셔?
많은 개발자들이 제안한 현실적 해결책은 서드파티 퍼블리셔를 통한 우회 출시였다. 이미 닌텐도와 관계가 구축된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출시하면, 개별 개발자로서는 받을 수 없던 승인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개발자는 "닌텐도와의 기존 관계가 있는 서드파티 퍼블리셔가 이 게임을 제출한다면 승인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조언했다.
업계의 구조적 문제 지적
이번 사건은 콘솔 플랫폼의 진입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력 있는 개발자가 검증된 게임을 만들어도 '첫 게임'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당하는 반면, 기존 퍼블리셔들의 저품질 게임들은 쉽게 통과되는 현실이 문제로 지적됐다.
개발자는 게시물 말미에 "이 글이 예상보다 많은 관심을 받았다"며 "닌텐도에 대한 반감을 조성하고 싶지 않다. 그들의 게임을 사랑하고, 단지 승인을 받기 위한 실질적 조언을 구하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게임 업계의 플랫폼 정책과 인디 개발자 지원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gamedev/comments/1meddqx/my_game_was_rejected_by_nintendo_despite_sol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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