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들은 내가 추격할 때만 똑똑해져" 배너로드 AI, 유저들 속 태움

"뇌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 배너로드 AI 시스템에 유저들 분통
마운트 앤 블레이드: 배너로드 유저들이 게임 내 인공지능의 허술함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레딧에서 한 유저의 고발성 글이 주목을 받으며 커뮤니티 내 오랜 불만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문제의 중심에는 '전략적으로 무능한' 캠페인 AI가 있습니다. 한 유저는 "10년 넘게 워밴드부터 플레이해왔지만, 이제는 배너로드를 켜는 것조차 힘들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착잡한 행진, 엉뚱한 우선순위
가장 큰 불만 사항은 AI 군대가 보이는 비논리적 행동 패턴입니다. 중요한 전쟁 중에도 AI는 10명도 안 되는 약탈자들에게 주의를 빼앗겨, 절대 따라잡을 수 없는 적을 맵 전체에 걸쳐 무의미하게 추격합니다.
"이상적으로는 캠페인 AI가 약탈자 같은 소규모 부대를 처리할 기병 분견대를 만들어 보낸 후 주력 부대로 복귀시키는 정도의 지능은 갖췄으면 좋겠지만, 배너로드의 AI는 그런 수준과는 너무나도 거리가 멀다"라고 해당 유저는 지적했습니다.
끝나지 않는 추격전의 악순환
더 심각한 문제는 AI의 행동 패턴이 예측 가능한 악순환에 빠진다는 점입니다. 느린 부대가 빠른 부대를 추격하다가, 일정 반경을 벗어나면 추격을 멈추고 다시 원래 목적지로 향합니다. 그러나 빠른 부대가 다시 접근하면 또다시 쫓기 시작하는 식의 패턴이 반복됩니다.
이러한 패턴은 게임 내 영주의 군대에 용병으로 참여할 때 더욱 눈에 띕니다. 한 댓글러는 "영주의 군대에 들어가면 적 부대를 '회피'한다며 2-3일 동안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며 "그냥 돌아가면 될 것을" 이라고 답답함을 표현했습니다.
역설적인 비교: 워밴드보다 더 나빠졌나
일부 유저들은 배너로드의 AI가 전작인 워밴드보다 오히려 퇴보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습니다. "솔직히 배너로드의 캠페인 AI가 워밴드보다 더 나쁜 건 아닌지 의문이 든다… 정말, 정말로 멍청하다"라는 평가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개발자들의 우선순위에 대한 의문
커뮤니티 내에서는 개발자 테일월드(TaleWorlds)의 업데이트 우선순위에 대한 불만도 함께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 업데이트에서 많은 새 컨텐츠를 추가한다고 하는데, 아마 이 문제는 건드리지도 않을 것"이라는 댓글이 44개의 추천을 받아 유저들의 실망감을 대변했습니다.
롤플레잉의 재미를 앗아가는 AI
많은 유저들이 배너로드에서 신분이 낮은 병사에서 시작해 계급을 올리는 롤플레잉을 즐기고 싶어하지만, AI의 행동은 이런 재미마저 방해합니다. "난 그저 미천한 출신에서 시작해 계급을 올려가는 롤플레잉을 하고 싶었을 뿐인데, AI가 너무 답답해서 결국 포기하게 된다"는 한 유저의 고백은 게임의 잠재력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줍니다.
현재로서는 많은 유저들이 "AI가 극도로 바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춰 플레이한다"는 현실 타협적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테일월드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배너로드의 잠재적 매력 중 상당 부분이 퇴색될 위험이 있어 보입니다.
커뮤니티는 화려한 그래픽이나 새로운 콘텐츠보다, 게임의 중심에 있는 전략적 요소와 AI의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있습니다. 테일월드가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개발을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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