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초창기 챔피언들이 일부 유저보다 나이가 많다는 충격적 사실
아무무가 우울해한 시간이 당신 인생보다 길 수도 있다
지난 11월 27일, 리그 오브 레전드 레딧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가 올린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롤의 오리지널 챔피언들이 현재 플레이하는 일부 유저들보다 오래 존재했다"는 내용인데, 단순해 보이지만 많은 유저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시물 작성자는 "아무무가 현재 플레이어 중 일부보다 더 오래 우울해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웃기다"며 우스갯소리로 시작했지만, 이 글은 1,000여 개의 업보트와 100여 개의 댓글을 받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추억 속으로 빠져든 올드 유저들
댓글란에는 롤의 초창기를 기억하는 베테랑 유저들의 향수 어린 이야기들이 가득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단 세 글자였다. "젠장 나 늙었네." 608개의 업보트를 받은 이 댓글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공감을 표했다.
한 유저는 "2010년에 계정을 만들었는데 그때 이미 성인이었다"며 자신의 나이를 실감한다고 털어놨다. 다른 유저가 "은퇴 생활은 어때?"라고 묻자 "엉망이야. 자헨(Zaahen)이 너무 재밌어서"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롤 초창기의 추억담들
가장 재미있는 댓글 중 하나는 롤 초창기의 문화적 차이를 언급한 것이었다. 한 유저는 "중학교 때 롤을 플레이했는데, 내가 'gg'라고 치면 우리 지역 사람들은 '????'라는 반응이었다. 그때는 인터넷 문화가 지금처럼 보편화되지 않아서 gg가 뭔지 몰랐거든. 게다가 중국어로 gg는 성기를 뜻하는 소리와 비슷해서 더 혼란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이 유저는 계속해서 "IP(영향력 포인트)를 모아서 블라디미르를 샀는데, 두 게임 하고 다신 안 했다. 그리고 마오카이가 가장 사기 챔피언인 줄 알았어. 묘목이 너무 아팠거든. 아직도 TPA가 우승한 게 믿기지 않아. Moscow 5가 토너먼트를 쓸어버릴 줄 알았는데"라며 2012년 세계 대회의 기억을 떠올렸다.
'lol'을 몰랐던 시절의 순수함
또 다른 재미있는 일화도 등장했다. 한 유저는 "사람들이 'lol'이라고 하는 게 뭔지 몰라서 구글에 검색했다가 갑자기 이 'lol' 게임 베타에 가입하게 됐다"고 말해 많은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다른 유저는 "지금도 'lol'을 안 쓴다. 사람들이 비꼬는 뉘앙스로 문장에 붙이는 것 같아서"라고 댓글을 달았고, 누군가 "맞는 말이긴 해 lol"이라고 답해 또 다른 웃음을 만들어냈다.
시간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들
음악을 전공한 한 유저는 "10살 때 음악원 오케스트라에 들어가서 17년째 연주하고 있는데, 내 악보 중 일부는 지금 제2바이올린 연주자들보다 오래됐다는 걸 깨달았을 때가 재밌었다"며 비슷한 경험을 공유했다.
하지만 모든 반응이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한 유저는 "만성 요통도 없고, 정신적 트라우마도 없으며, 회사 상사들의 변덕에 휘둘리지도 않던 시절이 있었다는 걸 상기시켜 줘서 고마워"라며 현실적인 한탄을 내뱉기도 했다.
작은 니치 게임에서 글로벌 현상으로
이런 향수 어린 댓글들 사이에서 롤의 성장사를 되돌아보는 의견들도 눈에 띄었다. 한 유저는 "시즌 1부터 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롤이 도타 1이나 Heroes of Newerth와 경쟁하던 작은 미국 니치 게임이었다는 게 기억난다. 내가 롤을 시작한 이유도 무료였기 때문이었어. 그런데 시즌 2에는 벌써 큰 토너먼트를 열고 있더라"고 감회를 표했다.
이 게시물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롤이라는 게임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2009년 출시된 롤의 초기 챔피언들이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플레이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게임의 지속성과 영향력을 말해주는 셈이다.
아무무의 우울함이 당신보다 오래됐다는 농담 같은 사실이, 결국은 롤이라는 게임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청춘과 함께했는지를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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