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유저들이 결국 정착한 곳은 바로 여기였다
롤 유저들의 새로운 안식처, 칼바람나락
지난 9월 23일, 한 롤 유저가 레딧에 올린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칼바람나락에 중독됐다"는 제목의 글이 400여 개의 추천을 받으며 많은 유저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글쓴이는 현실에서 가장 지루한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칼바람나락이 최고의 도파민 공급원이 되었다고 고백했다. "콜 오브 듀티나 발더스 게이트 같은 게임도 즐기지만, 칼바람나락은 차원이 다른 중독성이 있다"며 자신만의 플레이 패턴을 소개했다.
그는 12시간 교대근무와 야간 사무직을 병행하면서도 매시간 20분씩 칼바람나락 한 게임을 즐긴다고 밝혔다. "45분 일하고 나서 바로 한 게임, 집에 가서 2시간 동안 4~6게임을 하고 잠들고, 일어나서 출근해서 또 45분 일하고 바로 한 게임"이라는 루틴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가 칼바람나락에 빠진 이유는 명확했다. "큐에서 대기하고 게임에 진입하는 데 20초, 한 게임이 15-20분이면 끝난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자주 플레이하는 챔피언들만 구매해서 로테이션에서 더 자주 나오도록 하는 새 계정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칼바람 요양원에 온 걸 환영한다"
이 게시물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비슷한 경험을 가진 유저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칼바람 요양원에 온 걸 환영한다, 친구야. 두 팔 벌려 환영해"라는 내용이었다.
한 유저는 "5대5 솔큐는 재미없다. 친구와 함께 할 때나 가끔 하는 정도"라며 "몇 년 전에 요양원에 입소했는데 여기가 좋다"고 댓글을 달았다. 또 다른 유저는 시즌 5부터 칼바람나락만 플레이하고 있으며 일반/랭크 게임으로 돌아갈 동기를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상적인 댓글은 칼바람나락의 매력을 분석한 것이었다. "칼바람나락은 모든 챔피언의 강점을 경험할 수 있다. 초반 챔피언이면 초반 한타를 압도하고, 중반 챔피언이면 첫 번째 풀팀파이트를 지배할 수 있다. 후반 챔피언이라면 가속화된 성장으로 파워 판타지에 빨리 도달한다. 못해도 충분한 골드를 얻어서 플레이를 할 수 있고, 잘하면 완전히 압도할 수 있다."
4만 게임을 플레이한 진성 칼바람러의 증언
더욱 놀라운 것은 2015~2016년부터 랭크를 그만두고 칼바람나락만 플레이한 유저의 댓글이었다. 이 유저는 무려 4만 게임 이상을 플레이했으며, "랭크에서 만나는 독성의 10분의 1도 안 된다"고 칼바람나락의 장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글쓴이가 자주 플레이하는 챔피언만 구매해서 로테이션 확률을 높인다고 밝히자, 한 유저는 "형, 그건 좀 아니다. 선별된 챔피언 풀로만 이루어진 칼바람 전용 계정은 이 모드의 골칫거리다. 핵심은 랜덤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것이지, 주력 챔피언만 스팸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른 게임 모드에 대한 갈망도 여전
댓글들을 보면 칼바람나락 외에도 다양한 특별 게임 모드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브롤을 그리워한다"는 댓글에는 "곧 돌아온다!"는 반응이 달렸고, "우르프/무작위 우르프에 중독됐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비교가 안 된다. 궁극의 게임 도파민 경험이다"라는 댓글도 있었다.
아레나 모드를 언급하는 유저들도 많았다. "아레나를 해봐"라는 추천에 "아레나가 내 도파민"이라는 답글이 달렸고, "아레나는 미친 도파민이다. 게다가 항상 좋아하는 챔피언을 선택할 수 있다"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흥미롭게도 근접 챔피언만으로 이루어진 칼바람나락을 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근접 전용 버전이 필요하다. 매번 똑같은 원거리 챔피언들과 싸우는 건 너무 지루하다"라는 의견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라이엇의 고민거리가 된 특별 게임 모드
원 게시물 작성자는 글 말미에 "라이엇이 칼바람나락 외에 다른 게임들을 상시 모드로 가져올 계획이 있는가?"라고 질문했다. 이는 많은 롤 유저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우르프, 아레나, 브롤 같은 특별 게임 모드들은 한정적으로만 오픈되어 많은 유저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특히 이들 모드는 기존 랭크 게임보다 캐주얼하면서도 높은 재미 요소를 제공해 직장인이나 바쁜 일상을 가진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칼바람나락이 이처럼 많은 유저들의 "안식처"가 된 것은 단순히 게임 시간이 짧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랭크의 스트레스 없이도 롤의 핵심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챔피언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며, 상대적으로 독성이 적은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과연 라이엇이 이런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 많은 게임 모드를 상시 운영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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