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선 '리그 오브 레전드' 잔나, 노출 디자인에 유저들 "디자인 철학의 총체적 난국"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선 '리그 오브 레전드' 잔나, 노출 디자인에 유저들 "디자인 철학의 총체적 난국"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오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여성 챔피언 디자인 논란

재닛과 미스포츈, 카이사, 그리고 아리…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여성 챔피언 디자인을 두고 일부 유저들이 또 한번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13일(현지시간) 레딧 'mendrawingwomen' 커뮤니티에는 '잔나의 디자인에 대해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요?'라는 제목과 함께 잔나의 일러스트가 게시됐습니다.

바람의 여신 잔나는 날씬한 몸매에 비키니 스타일의 최소한의 의상만 걸친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어 논란의 중심이 됐는데요. 이러한 디자인에 대해 해당 게시물은 137개의 추천을 받으며 46개의 댓글이 달리는 등 많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여성 챔피언 90%를 여기에 올릴 수 있을 것" - 유저들의 반응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리그 오브 레전드 여성 챔피언 명단의 90%를 여기에 게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여성 챔피언들의 전반적인 디자인 방향성을 꼬집었습니다.

다른 유저는 "잔나의 일러스트는 리그 오브 레전드 아트워크의 일반적인 문제, 즉 '남성의 시선'을 대표합니다. 비키니는 차치하더라도, 잔나는 바람의 정령-여신인데, 인간 형태로 보여야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라며 디자인 철학 자체의 문제점을 지적했습니다.

이 유저는 자운 지역 주민들의 수호신으로서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취할 이유가 있다는 설정적 설명을 덧붙이면서도, '레전드 오브 룬테라' 카드 게임에 등장하는 잔나의 새로운 일러스트가 더 영적이고 정령에 가깝게 표현되었다며 링크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개선되고 있는 리디자인, 그러나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

"여성 챔피언 리디자인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으며, 잔나도 포함됩니다"라는 의견도 제시됐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최근 몇 년간 일부 여성 챔피언들의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수정하면서 좀 더 컨셉에 맞고 기능적인 의상으로 바꾸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그러나 또 다른 유저는 "반례: 케일은 과거에 멋진 기사였지만, 현재는 여성스러운 곡선이 너무 강조되었습니다. 새로운 케일이 정말 싫어요"라고 반박했습니다. 모든 리디자인이 반드시 개선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입니다.

과거 케이틀린 디자인도 회자되며 디자인 철학 재고 요구

"리그 오브 레전드는 여기 올리기엔 너무 쉬운 타겟이다"라는 의견에 다른 유저는 "원래 케이틀린을 잊지 마세요. 그녀는 자신의 포르노 패러디처럼 옷을 입었었죠"라고 응답했습니다. 과거 케이틀린의 디자인이 현재는 물론 당시 기준으로도 매우 선정적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입니다.

유머러스한 접근으로 "진짜 바람의 여신답게 아예 벗고 나오게 했어야 했다!"라고 비꼬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런 유머에는 챔피언 디자인이 종종 그 캐릭터의 설정이나 세계관보다 마케팅적 요소에 더 맞춰진다는 비판적 시각이 담겨 있습니다.

변화하는 게임 산업의 디자인 트렌드와 과제

리그 오브 레전드뿐 아니라 게임 산업 전반에 걸쳐 여성 캐릭터의 디자인은 지속적인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2016년 이후 블리자드, 라이엇 게임즈 등 여러 회사들은 여성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 다양성과 기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했죠.

라이엇 게임즈의 경우 '세나', '릴리아', '렐' 같은 새로운 여성 챔피언들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덜 선정적인 디자인으로 등장했고, 기존 챔피언들의 리워크나 스킨에서도 점진적인 변화가 엿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게임에서 모든 디자인을 한번에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겠죠. 잔나와 같이 오래된 챔피언들의 경우, 기존 유저들이 익숙한 디자인과 새로운 트렌드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라이엇의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이런 논쟁은 단순히 한 게임사의 디자인 문제를 넘어, 게임 산업 전체가 어떻게 다양한 플레이어 베이스를 존중하는 디자인을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대화의 일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레딧 원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