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 인기 스트리머 케드렐 '사우디 스포츠워싱' 논란에 팬들 격돌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머 케드렐의 EWC 방송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 발생
인기 리그 오브 레전드 방송인 마크 '케드렐' 레이튼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2025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되는 '에스포츠 월드컵(Esports World Cup, EWC)'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 동시 시청 방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케드렐의 선택을 두고 팬들 사이에서 격렬한 의견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7월 15일, 레딧에 '케드렐 본인보다 그의 커뮤니티에 더 실망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680개 이상의 추천과 5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토론장으로 변했다. 게시자는 "트위터와 레딧 모두에서, 사람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극도로 억압적인 정권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직면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인권 문제보다 리그 오브 레전드 시청을 우선시하는 팬들을 비판했다.
논란의 시작, 사우디 스포츠워싱에 얽힌 문제
논란의 핵심은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라 불리는 현상이다. 스포츠워싱은 인권 침해 등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국가가 스포츠나 e스포츠 행사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자국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전략을 말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몇 년간 골프, 복싱, F1 등 다양한 스포츠와 e스포츠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왔다.
케드렐은 작년까지만 해도 EWC에 대한 동시 시청 방송을 거부했지만, 올해는 방향을 바꿔 방송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이 팬 커뮤니티 내에서 격렬한 논쟁을 촉발한 것이다.
양측 의견 대립, '도덕적 일관성' vs '개인의 자유'
케드렐의 결정을 비판하는 측은 사우디 정권의 인권 탄압 문제를 강조하며, 이러한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해당 정권의 이미지 세탁에 동조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게시물 작성자는 "만약 EWC를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아무도 당신을 막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무해하다고 주장하지 말라"며 현실을 직시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케드렐을 옹호하는 측은 선택적 도덕성과 위선을 지적한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진정으로 윤리적 일관성을 신경 쓴다면, 팬들은 단순히 한 개인 스트리머가 아닌 전체 경쟁 생태계를 보이콧해야 할 것"이라며, EWC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은 라이엇 게임즈와 대회에 참가하는 팀들에 대한 비판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중국 텐센트가 소유한 라이엇 게임즈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케드렐을 비난하는 것은 위선"이라며, 비판자들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222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은 "EWC를 시청한다고 해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역할이 변수로 작용
2025년 MSI(Mid-Season Invitational)에서 라이엇 게임즈가 EWC와 공식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점은 이번 논란에 중요한 맥락을 제공한다. 여러 레딧 사용자들은 "작년에 케드렐이 EWC 동시 시청을 거부했을 때는 이 행사가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생태계와 공식적으로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올해는 라이엇의 직접적인 관여로 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주장한다.
"결국 T1, G2, GenG 같은 팀들이 참여하지 않았다면 케드렐도 동시 시청할 것이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많은 이용자들은 개별 스트리머보다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한 팀들에게 더 많은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2025년 e스포츠계의 난제, 자본과 윤리의 충돌
이번 논란은 단순히 케드렐 개인의 결정을 넘어 현대 e스포츠가 직면한 더 큰 윤리적 딜레마를 반영한다. 전 세계적으로 e스포츠 산업이 성장하면서 논란이 있는 자본의 유입이 증가하고, 선수, 스트리머, 팬들은 이에 대한 자신만의 윤리적 경계를 설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 레딧 사용자들이 "그냥 리그 오브 레전드를 보고 싶을 뿐"이라며 정치적 논쟁에 지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e스포츠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정치적, 윤리적 고려사항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다양함을 보여준다.
결국 이번 논란은 현대 e스포츠 산업이 직면한 복잡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코멘터리, 스트리머, 팬, 팀, 대회 주최자, 게임 개발사 등 모든 구성원들이 자본과 윤리 사이에서 어디에 선을 그을지 결정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앞으로도 e스포츠계에서 계속해서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특히 국제 대회와 관련된 논란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케드렐 논란은 단순한 스트리머 한 명의 결정을 넘어, e스포츠 전체가 고민해야 할 윤리적 이슈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