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롤도 너무 밸런스가 잘 맞아서 문제? 유명 스트리머들이 토로한 현재 게임의 아쉬운 점

결국 롤도 너무 밸런스가 잘 맞아서 문제? 유명 스트리머들이 토로한 현재 게임의 아쉬운 점

"롤이 너무 균형잡혀서 재미없다"

7월 29일, 해외 리그 오브 레전드 커뮤니티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졌다. 유명 스트리머 미드비스트(Midbeast)와 전 프로게이머 네메시스(Nemesis)가 현재 롤의 상태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며 화제가 됐다.

미드비스트는 "말하기 싫지만 롤이 이제 너무 밸런스가 잘 맞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깨진 뇌사 빌드들이 그립다. 칠흑의 양날도끼 5개 올리던 시절이 그립고, 밴률 99%였던 카사딘도 그립다"며 과거를 그리워했다. 심지어 "라이엇 언밸런스팀을 만들어달라"고 농담까지 던졌다.

반면 네메시스는 조금 다른 시각을 보였다. "게임이 너무 밸런스가 잘 맞아서가 아니라 너무 밋밋해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템들이 지나치게 단순화됐고, 룬은 오랫동안 의미있는 업데이트가 없었으며, 오브젝트들도 다 비슷비슷하고, 패치가 고티어에서는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려

이 논쟁에 대한 레딧 유저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1978개 추천)은 "게임이 밸런스가 잘 맞는 건 좋지만, 미드비스트가 말하는 OP 챔피언이나 빌드를 원하지는 않는다. 네메시스 말은 전부 동의한다"는 내용이었다.

흥미롭게도 일부 유저들은 미드비스트의 속마음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미드비스트가 하고 싶은 말은 계속 바뀌는 메타가 재미있었다는 거 같다. 롤이 너무 밸런스가 잘 맞으면 너무 오래 정체되고, 롤이 지금까지 인기를 끈 이유는 2-4주마다 메타가 바뀌어서 오랫동안 플레이해도 계속 새로웠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585개의 추천을 받았다.

특히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의 고충을 이해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드비스트의 유튜브 콘텐츠는 새롭고 창의적인 픽과 빌드를 보여주는 건데, 요즘은 그런 게 별로 없다. 7년째 이렐리아에 몰락한 왕의 검 올리는 영상을 20번째 올리는 게 재밌을 리가"라는 댓글이 363개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하루 종일 롤만 하니까 지겨운 거 아냐?"

하지만 가장 뼈있는 지적은 따로 있었다. "이 사람들은 롤 말고는 하는 게 없으니까 당연히 지겹지"라는 댓글이 2755개의 추천으로 최고 인기를 차지했다. 이어진 댓글들도 비슷한 톤이었다.

"이 댓글을 고정해야 한다. 나는 롤을 13년간 사랑해왔지만, 하루에 10시간씩 매일 한다면 금방 질릴 것 같다"(845개 추천), "일주일에 3-5게임 정도 하는 나한테는 롤이 정말 좋은 상태다"(153개 추천)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심지어 "프로 스포츠 선수들이 '축구가 너무 오래 정체되어 있다. 게임 전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고 상상해봐라"라는 비유까지 등장했다.

라이엇이 뭘 해도 불만?

또 다른 시각도 제기됐다. "라이엇이 뭘 해도 사람들은 불평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라는 댓글이 508개의 추천을 받았다. 실제로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패턴이 반복됐다.

"미식 시스템이 라이엇이 한 일 중 최악이라고 시끄럽게 떠들더니, 라이엇이 미식 시스템을 제거하니까 이번엔 '아이템이 아니라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느낌'이라며 싫어한다. 라이엇이 아이템을 너프하고 설계 철학을 바꾸니까 이번엔 게임이 밋밋하고 아이템이 너무 단순하다며 미식 시스템을 그리워한다"는 지적이었다.

아이템과 룬의 다양성 부족이 진짜 문제?

그럼에도 게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들도 상당한 지지를 받았다. "아이템이 부족하다. 룬도 부족하다. 독특하고 틈새를 노린 아이템들이 부족하다. 모든 마법사는 같은 4개 아이템을 올리고, 모든 원딜도 같은 4개 아이템을 올린다. 개성을 표현하거나 변화를 줄 여지가 없다"는 댓글이 169개의 추천을 받았다.

"게임이 정체된 이유는 지난 몇 시즌 동안 거의 바뀐 게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200개의 추천을 받았다. "예전에는 라이엇이 매 시즌마다 게임 전체를 바꿨는데, 미식 아이템을 제거한 후 게임이 제자리걸음이고, 변화가 너무 적어서 프리시즌까지 없애버렸다"는 지적이었다.

옛날이 더 재미있었나?

일부 유저들은 과거 롤의 아이템 시스템을 그리워했다. "아이템이 가장 재미있었던 건 미식 시스템 이전"이라는 주장도 96개의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반박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템이 '가장 재미있다'고 느끼는 시점은 기억이 흐릿해져서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기억하지 못할 때다. 롤은 거의 항상 아이템화가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게임이었다. 매일 수백만 게임이 돌아가니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분석도 66개의 추천을 받았다.

인터넷 시대의 숙명?

더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예전과 지금을 비교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인터넷과 게임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을 때와는 다르다. 지금은 공략, 메타,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예전에는 모바파이어 같은 게 전부였고, 사람들이 지금처럼 게임을 잘 몰랐다. 지금은 모든 게 분석되고 정답이 나온다"는 분석이 87개의 추천을 받았다.

"최적화된 빌드가 있는데 굳이 이상한 쓰레기 빌드를 할 이유가 있나? 라이엇은 항상 이런 밸런스를 고민해왔다. 옛날 만화에서도 이런 걸 농담으로 다뤘다. 2010년대 초반 같은 게임은 불가능하다. 인터넷이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현실 인식도 이어졌다.

결론: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려워

결국 이번 논쟁은 라이엇이 처한 딜레마를 잘 보여준다. 밸런스를 잘 맞추면 밋밋하다고 하고, 변화를 주면 불균형하다고 한다. 프로의 관점에서는 정체되어 보이지만, 일반 유저들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는 상태일 수도 있다.

특히 "주 5회 정도 플레이하는 나에게는 롤이 최고의 상태"라는 일반 유저의 목소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하루 종일 게임에 매달려야 하는 스트리머나 프로게이머들의 시각과 일반 유저들의 시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연 라이엇은 이런 서로 다른 요구사항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까? 2025년 남은 기간 동안의 패치들이 주목되는 이유다.

출처: Reddit 원문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