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OpenAI에 저작권 침해 자제 요구... '게임·만화·애니메이션은 일본의 보물'

일본 정부, OpenAI에 저작권 침해 자제 요구... '게임·만화·애니메이션은 일본의 보물'

일본 정부, AI 회사들에 저작권 보호 강력 요구

지난 10월 15일, 일본 정부가 화제의 AI 영상 생성 도구 '소라 2'를 개발한 OpenAI를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게임,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은 '일본이 세계에 자랑하는 대체 불가능한 보물'이라며, 저작권 침해를 삼가달라고 공식 요청한 것이다.

이 소식이 레딧의 r/Games 커뮤니티에 올라오자, 2,844개의 추천과 612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게이머들과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AI 기업들의 저작권 침해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I 사업 모델 자체가 도둑질에 의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2,079개 추천)은 직설적이었다. "생성형 AI의 전체 사업 모델이 인간의 창작물을 훔치는 것에 의존하고 있다. OpenAI가 이런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거의 0%다."

실제로 한 유저는 충격적인 사례를 공유했다. 과거 ChatGPT 4에서는 '피카츄'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설명해야만 피카츄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포켓몬 캐릭터를 기반으로 한 중세풍 그림을 만들어줘"라고 간단히 요청했더니 명백히 포켓몬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이미지가 생성됐다는 것이다. "닌텐도는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놔두는 거냐"는 분노 섞인 반응이 이어졌다.

저작권 소송 파도 예고

한 댓글러는 향후 전망을 내다봤다(75개 추천). "앞으로 몇 년간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이 물밀듯 밀려올 것 같다. 지난 25년간 미디어 회사들은 저작권을 침해한다고 여겨지는 모든 것들을 맹렬히 고소해왔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도둑질에 기반한 기술이 나타나자 제2의 산업혁명이라며 눈감아주고 있다."

그는 "지금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넘어가고 있지만, LLM이 창작자들을 대체하는 마법의 돈벌이 기계가 아니라는 게 밝혀지면, 그때는 댓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옵트 아웃이 아니라 옵트 인이어야"

252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AI 회사들의 방식에 대해 비판했다. "당연히 이것도 옵트 아웃 방식이다. 저작권 소유자가 통제하지도 못하고 돈도 못 버는 AI의 자기 IP 변형물에 누가 동의하겠는가?"

다른 유저는 "AI 사용은 '옵트 인' 방식이어야 한다. '옵트 아웃'은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는 한 포함된다는 뜻이다. 우리 일반인들이 개인정보를 빨아먹고 프라이버시를 파괴하는 대부분의 서비스에서 옵트 아웃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소프트 파워 vs AI 위협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한 댓글(122개 추천)도 있었다.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문화 수출품을 소프트 파워로 활용한다. 일본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쿨 재팬' 이니셔티브도 있다. 폴란드가 버락 오바마에게 '위처' 게임을 선물한 것도, 한국이 K-POP을 위해 10대들의 정신건강을 망가뜨리는 것도 다 이런 이유다."

그는 "AI가 국가 권력의 중요한 부분을 위협한다면 가만히 있을 리 없다"며 일본 정부의 강경한 입장을 설명했다.

"법을 어겨야만 존재할 수 있다는 사업모델"

142개 추천을 받은 날카로운 비판도 나왔다. "모든 AI 회사들이 '법을 지켜야 한다면 우리 사업 모델은 존재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게 웃기다. 다른 어떤 행위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그런 변명을 받아주지 않을 텐데."

한 유저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2026년 신형 코롤라가 3단 기어로 바뀔 때마다 네온 핑크 연기를 내뿜는다면, 토요타가 그 문제를 해결하고 연기를 뿜지 않도록 설계하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질 것이다. 토요타 CEO가 어깨를 으쓱하며 '하지만 핑크 연기 꽤 멋지지 않나요 😉'라고 말한다면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EU의 선제적 대응 vs 미국의 전략적 고려

EU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35개 추천). "다들 EU가 LLM 게임에서 뒤처진다고 까지만, 당연한 이유가 있다. EU에서는 대기업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남의 것을 훔칠 수 없다."

반면 미국의 입장을 분석한 댓글도 있었다. "미국 정부는 21세기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에서 스스로를 무력화시킬 규제를 만들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전체 경제가 30년간 지적재산권 도둑질에 기반해 있었는데, 미국이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스스로 수갑을 찰 가능성은 제로다."

게이머들이 바라는 미래

이번 일본 정부의 요구는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를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게이머들과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AI 기업들의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 일본의 대표적인 문화 콘텐츠가 AI에 의해 무단으로 학습되고 변형되는 것에 대한 우려는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창작자들과 IP 소유자들이 공통으로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이다.

과연 AI 시대의 저작권 보호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일본 정부의 이번 요구가 글로벌 AI 규제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Games/comments/1o7cj87/japanese_government_calls_on_sora_2_maker_open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