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역설, 일본 게임회사가 '손 그림' 테스트 도입한 이유
펜과 종이의 부활, AI 탓?
지난 12월 2일, 한 일본 중형 게임회사가 채용 과정에서 파격적인 변화를 도입했다는 소식이 해외 게임 커뮤니티에 화제가 됐다. 바로 지원자들에게 면접관 앞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라이브 드로잉' 테스트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유는 생성형 AI의 무분별한 사용을 막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포트폴리오에 AI로 생성한 작품을 섞어 제출하는 지원자들이 늘어나면서, 실제 실력을 검증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었다.
게이머들도 공감하는 현실적 대안
이 소식을 접한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었다. 한 유저는 "합리적인 조치로 보인다"며 "대학들도 AI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블루북(시험용 답안지) 시험을 다시 도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교육계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 유저는 "선생님들이 AI 사용을 막기 위해 학생들에게 교실에서 직접 손으로 논문을 쓰도록 요구하기 시작할 것 같다"고 예측했고, 다른 유저는 "이미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답했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이 낯설지 않다는 의견도 많았다. 한 댓글은 "이건 매우 일반적이다. 개발자들도 똑같은 이유로 라이브 코딩 테스트를 본다. 지원자가 왜 그런 방식으로 코딩하는지 설명하면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도구 vs 실력, 어디까지가 진짜?
흥미로운 논쟁도 벌어졌다. 한 유저가 "'라이브 드로잉'이 연필과 종이를 의미하는 건지 궁금하다. 도구에 너무 의존해서 Ctrl+Z(되돌리기)나 트레이싱 없이는 제대로 그리지 못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서 힘들 수도 있겠다"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박도 즉시 나왔다. "드로잉 태블릿은 휴대하기 쉽고, 게임 스튜디오라면 여분도 있을 테니까 미리 준비하면 되는 문제"라는 현실적인 의견이었다.
더 신랄한 반응도 있었다. "이상한 댓글이네. 드로잉 태블릿과 프로그램이 평범한 아티스트를 잘하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특히 시간 제한 하에서 그리는 건 여전히 실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AI 시대, 진짜 실력은 어떻게 검증할까?
이번 사건은 단순히 게임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진짜 실력'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는 모든 창작 분야의 공통 고민이 됐다.
일본 게임회사의 이런 시도가 과연 효과적일지, 그리고 다른 업계로도 확산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실시간으로 창작하는 인간의 능력은 여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 말이다.
펜과 종이, 그리고 드로잉 태블릿. 어떤 도구든 상관없이, 결국 중요한 건 그 도구를 다루는 사람의 실력이다. AI 시대일수록 더욱 그렇다.
원문: https://reddit.com/r/Games/comments/1pcgeal/midsize_game_company_in_japan_asks_potenti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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