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회사가 AI 사기 막으려고 면접장에서 그림 그리게 한다는데

일본 게임회사가 AI 사기 막으려고 면접장에서 그림 그리게 한다는데

면접장에 연필과 종이가 다시 등장한다

12월 4일 레딧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게임업계의 변화하는 채용 환경을 보여줬다. 일본의 중견 게임회사가 지원자들에게 면접장에서 직접 그림을 그리도록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이다. 생성형 AI로 인한 포트폴리오 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이 소식에 해외 게이머와 개발자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특히 교육계와 개발업계에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 공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연필과 종이로 돌아가자" - 교육계도 같은 고민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1,690개 추천)은 "교육계도 지금은 연필과 종이로 돌아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한 유저는 "대형 생성 AI 기술이 나오기 전에 학위를 마쳐서 정말 다행이다. 지금 환경은 교육자와 학생 모두에게 악몽 같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교육 현장의 참혹한 상황도 공개됐다. 한 박사과정 학생은 자신이 가르치는 수업에서 "40%의 학생이 AI 사용 징후를 보였지만,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는 경우는 20%에 불과했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 충격적인 건 이것이 석사과정 수업이었다는 점이다.

개발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프로그래밍 업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비슷한 검증 방식을 도입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454개 추천). "중소 규모 회사가 바보들을 걸러내는 아주 쉬운 방법"이라며, "집에서 하는 테스트 외에 연필과 종이로 간단한 코딩을 시키는 건 오래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한 개발자는 "우리가 프로그래머에게 돈을 주는 이유는 실제 코드 작성이 아니라 세부 사항을 생각해내는 능력 때문"이라며, 화이트보드 코딩보다는 설계 질문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AI 아티스트"들의 착각

특히 주목받은 댓글(176개 추천) 중 하나는 "AI가 얼마나 일관성이 없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이런 사기를 치고 입사해서 뭘 할 생각인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한 답글에서는 "AI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프롬프트 실력 자랑을 들어봤다면, 그들이 얼마나 착각에 빠져있는지 알 것"이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한 유저는 영화 제작에 비유하며 "영화 제작자에게 돈을 주고 영화를 만들어달라고 했을 때,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변경사항을 요청했다고 해서 당신이 영화를 만든 건 아니다. AI 생성도 마찬가지"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실제 아티스트들이 받는 피해

진짜 실력을 가진 아티스트들의 어려움도 부각됐다. "진짜 아티스트들은 이제 과거 작품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지원할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나왔다(51개 추천).

또 다른 유저는 "예술 도용은 예전부터 문제였다. 인디 만화 회사들이 포트폴리오를 받아보니 다른 사람의 데비안트아트 페이지에서 훔친 그림이었다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 문제가 AI 이전부터 존재했던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무 현실과 AI의 한계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실상도 공개됐다. 한 전문가는 "애니메이션을 위해서는 그림이 레이어별로 깔끔하게 분리되어야 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이나 그래픽 디자인에서는 클라이언트 요구에 따른 세부 수정이 가능해야 한다"며 "AI가 생성한 건 그냥 평면 이미지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검증의 어려움도 언급됐다. "단계별 작업 과정도 AI로 위조할 수 있고, 작업 파일을 요구하는 것도 법적 문제 때문에 불가능해서, 결국 앞에서 직접 그리게 하는 것만이 진짜 실력을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저비용 하이테크 솔루션

흥미롭게도 일부 면접관들은 "눈을 감고 질문에 답하기" 같은 창의적인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23개 추천). 이에 대해 한 유저는 "애플 아이리드(Apple iLids)라는 차세대 AR 기기가 나오면 이 방법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유머러스하게 응답했다.

업계의 새로운 현실

AI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이러한 변화는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창작 분야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이 편의성을 가져다주는 동시에, 진정한 실력을 검증하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해졌다는 것이다.

일본 게임회사의 이런 조치는 단순한 채용 절차 변화를 넘어, AI 시대에 진짜 창작자를 보호하고 업계의 신뢰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해석된다. 앞으로 이런 변화가 게임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원문 링크: https://reddit.com/r/technology/comments/1pe241r/midsize_game_company_in_japan_asks_potent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