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챠 게임, '타이타닉' 침몰 위기... 중국 게임 앞에서 속수무책

일본 가챠 게임, '타이타닉' 침몰 위기... 중국 게임 앞에서 속수무책

원신 이후 일본 가챠 게임 업계의 몰락

지난 8월 28일 오토마톤 웨스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의 한 게임 개발자가 자국 가챠 게임 업계를 "침몰하는 타이타닉 단계"라고 묘사하며 업계의 심각한 위기를 언급했다. 이에 대한 해외 게이머들의 반응이 뜨겁다.

레딧 가챠게이밍 커뮤니티에서는 이 소식에 대해 1,000개가 넘는 추천과 6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유저들은 대부분 이러한 현상이 예견된 일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신 출시 이후 기준이 너무 높아졌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785개 추천)은 "원신이 나온 이후로 기준이 엄청 높아졌다"는 내용이었다. 한 유저는 서구의 포트나이트 상황에 비교하며 "포트나이트처럼 자주 업데이트되고 다양한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경쟁사들이 더 많은 돈을 쓰거나 아예 시장 진입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일본 개발사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다. 414개 추천을 받은 댓글에서는 "5년 동안 원신을 경험하고도 일본 가챠 게임 경영진들이 여전히 게으른 상태로 시대에 뒤떨어진 저품질 가챠를 출시하고 있다"며 "G123의 하이스쿨 D×D나 고블린 슬레이어 가챠는 모두 쓰레기 수준"이라고 혹평했다.

중국 게임의 압도적 공세 vs 일본의 침체

중국과 일본 게임의 격차를 지적하는 댓글(92개 추천)도 주목받았다. "일본은 원신이나 명조와 맞먹는 게임을 단 하나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반면 중국은 끊임없이 게임을 쏟아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은 중국 신작 리스트를 제시했다:

  • DNA: 올해 출시, 가챠 시스템 제거
  • Azur Promilia: 내년 출시 예정, CBT1 완료
  • 명일방주: 엔드필드: 내년 출시 예정, CBT2 완료
  • NTE: 내년 출시 예정, CBT2 완료
  • Ananta: TGS 출연 루머
  • 기타 여러 신작들

일본 게임의 고질적 문제점들

유저들은 일본 가챠 게임의 문제점으로 다음을 꼽았다:

  • 터무니없는 뽑기 시스템: 300번 뽑아야 확정(천장) 시스템
  • 인색한 보상: 젬 수급량이 매우 적음
  • 낮은 품질의 UI/UX: 1990년대 수준의 복잡한 메뉴 구조
  • 현금 전용 화폐: 특정 배너는 유료 화폐로만 뽑기 가능
  • 짧은 서비스 기간: 1-2년 내 서비스 종료

한 유저는 "현재 일본 가챠의 평균 개발비가 330만 달러까지 올라갔는데, 이는 원신 한 패치 제작비에도 못 미친다"며 "돈이 있어야 돈을 벌 수 있는데, 그런 도박을 감행할 회사가 거의 없다"고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스퀘어 에닉스의 몰락과 중국의 약진

스퀘어 에닉스에 대한 비판도 거셌다. 144개 추천을 받은 댓글에서는 "스퀘어 에닉스는 스스로 가챠 부문을 침몰시켰다"며 "모비우스 파이널 판타지와 오페라 옴니아를 닫아버린 것을 용서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반면 중국 개발사들의 전략적 우위를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한 유저는 "미호요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전히 사기업이고, 비전을 가진 창립자들이 대주주로서 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게임에 대한 열정을 잃거나 상장할 때까지는 현재의 황금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너무 늦었다"

103개 추천을 받은 댓글은 단도직입적이다. "일본이 원신의 인기를 보고 뭔가를 시작했다면 이런 상황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5년 동안 엉덩이에 발차기를 맞고도 그냥 앉아만 있었다."

또 다른 유저는 "일본 게임사들이 FGO만 바라보며 '왜 우리는 안 되는가'하고 울고불고만 했다"며 "FGO는 무한한 캐릭터 잠재력이 있지만, 그런 애니메이션 기반 가챠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콘솔 게임 전환도 쉽지 않아

기사에서 언급된 "콘솔 게임 개발로의 전환"에 대해서도 비관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유저는 "일본의 인디 콘솔 개발 환경은 글로벌 인디 씬보다도 열악하다"며 "대부분이 대형 개발사에게 관심을 받아 프로젝트를 넘겨받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퀘어 에닉스, 반다이, 캡콤 등 대형사들은 좋은 게임 만드는 법을 잊어버린 것 같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나마 살아남은 일본 게임들

물론 모든 일본 가챠 게임이 실패작은 아니다. 유저들이 인정하는 성공작으로는 다음이 꼽혔다:

  • 우마무스메: "높은 퀄리티를 체감할 수 있다"는 평가
  • FGO, 그랑블루: 기존 IP의 힘으로 버티는 중
  • 아이돌마스터 시리즈: 리듬 게임과 결합한 독특함
  • 프로젝트 세카이: 리듬 게임 요소로 차별화

하지만 이마저도 "전형적인 일본 가챠의 인색한 시스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본 가챠 게임 업계의 위기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닌, 글로벌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읽힌다. 중국 게임사들이 높은 품질과 혁신적인 시스템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가운데, 일본은 과거의 성공에 안주하다가 뒤처진 모습이다.

과연 일본 게임 업계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을지, 아니면 정말로 '침몰하는 타이타닉'이 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레딧 원본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