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게임 어워드 역사상 최대 논란 사건 발생

지난 12월 20일, 인디게임계에 폭탄이 터졌다. 올해 게임 어워드에서 '올해의 게임' 상을 수상한 <클레어 오브스큐어: 익스페디션 33>(이하 E33)이 인디게임 어워드에서 생성형 AI 사용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문제는 단순히 AI 사용 자체가 아니었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처음에는 "생성형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명시적으로 부인했다가, 나중에 사용 사실을 인정한 것이 핵심 쟁점이 됐다.

플레이스홀더 텍스처 논란의 진실

E33의 AI 사용 논란은 실제로는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었다. 게임 내 신문 텍스처 몇 개가 AI로 생성된 플레이스홀더 에셋으로 밝혀진 것이 시발점이었다. 개발사는 "2022년 AI 도구가 처음 나왔을 때 일부 팀원들이 임시 플레이스홀더 텍스처 생성을 위해 잠깐 실험해봤고, 출시 후 5일 내에 해당 텍스처들을 교체했지만 QA 과정에서 일부가 누락됐다"고 해명했다.

레딧 유저들은 "단 하나의 플레이스홀더 에셋이 실수로 최종 버전에 포함된 것 때문에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 게 좀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규칙은 규칙이니까"라며 씁쓸해했다. 실제로 발견된 AI 생성 에셋은 게임 내 신문 텍스처 2-3개 정도로, 게임플레이나 스토리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배경 요소들이었다.

개발자들이 폭로한 업계의 현실

이번 사건을 두고 현직 게임 개발자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게임 개발자이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말하는데, 웃기지도 않는다. 모든 개발자들이 코파일럿이나 클로드 같은 AI 도구를 IDE에 설치해서 쓰고 있는데"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언리얼 엔진 5.7+ 버전을 쓰는 개발자라면 AI 도구가 기본 워크플로우에 포함되는 걸 피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몇 년 후에는 이런 텍스처 몇 개 가지고 난리 치는 게 엄청나게 바보같이 보일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현재 대부분의 인디 및 AAA 스튜디오들이 개발 과정에서 AI를 활용하고 있어, "이 기준대로라면 5년 후에는 자격을 갖춘 인디게임이 아예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E33이 메이저 게임 어워드에서 '올해의 게임'을 수상한 직후 이런 논란이 터진 것에 대해 많은 유저들이 의구심을 표했다. "E33이 진짜 올해의 게임상을 받은 게 일부 사람들을 정말 화나게 했나 보다.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나와서 이 게임에 똥 던지기를 하고 있잖아"라는 댓글이 1,289개의 추천을 받았다.

특히 "턴제 RPG가 올해의 게임을 받은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년에 아스트로봇이라는 슈퍼마리오 클론이 상을 받았을 때는 괜찮았으면서 E33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AI 시대의 새로운 기준점 필요

이번 사건은 게임 업계가 AI 시대에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한 유저는 "이건 20년 후에 돌아보면 정말 흥미로운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문제는 AI 사용 자체보다는 투명성이었다. 개발사가 처음에 AI 사용을 부인했다가 나중에 인정한 것이 신뢰도 문제를 야기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반면 "이런 식으로 하면 앞으로 다른 스튜디오들이 AI 사용을 더욱 숨기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 변화의 신호탄

결국 이번 사건은 게임 업계가 AI 기술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과도기적 상황을 보여준다. 생성형 AI가 이미 일상적인 개발 도구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완전한 AI 배제보다는 합리적인 사용 기준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33 같은 훌륭한 인디게임이 미미한 AI 사용으로 논란에 휩싸이는 동안,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들은 수천 명의 아티스트를 해고하고 AI 에셋을 프리미엄 화폐로 판매하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지적되고 있다.

앞으로 게임 업계가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기준과 윤리를 어떻게 정립할지 주목된다.

원문 링크: https://reddit.com/r/expedition33/comments/1prm9i4/indie_game_awards_disqualifies_clair_obsc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