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AI 사용했던 '클레어 옵스큐어', 인디게임상에서 결국 실격 처리

알고보니 AI 사용했던 '클레어 옵스큐어', 인디게임상에서 결국 실격 처리

'인디게임상'에서 벌어진 AI 논란

12월 21일, 인디게임 어워드 측은 JRPG 게임 '클레어 옵스큐어: 익스페디션 33'을 생성형 AI 사용을 이유로 실격 처리했다고 발표했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심사 당시 "생성형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명시했지만, 실제로는 일부 텍스처에 AI가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업계에서는 이번 실격 처리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30여 명의 개발진을 보유한 샌드폴이 과연 '인디 게임'에 해당하는지부터 시작해, AI 사용 기준이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업계 전반에 퍼진 AI 활용, 이제 피할 수 없는 현실

레딧 유저들은 이번 실격 처리가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유저는 "모든 최신 IDE(통합개발환경)가 기본적으로 AI를 활용해 코딩을 도와준다. 이 기준대로라면 최근 몇 년간 출시된 모든 게임이 실격 대상"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업계 대표 개발사들의 AI 활용 현황을 보면 상황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라이엇 게임즈 출신들이 설립한 씨어리크래프트가 개발한 '슈퍼바이브'로 유명세를 탄 현재, 게임 업계 전반에서 AI 활용은 이미 일상이 됐다.

'발더스 게이트 3'로 유명한 라리안 스튜디오는 최근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서 레퍼런스 탐색과 대략적인 구성 밑그림을 위해 AI를 활용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킹덤 컴: 딜리버런스' 개발사인 워호스도 "라리안이 하는 일은 다른 모든 개발사가 하고 있는 것"이라며 AI 활용의 보편성을 인정했다.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드러난 충격적 현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스팀 넥스트 페스트 2025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다. AI 사용을 보고한 507개 게임 중 53%가 한 가지 영역에서, 47%가 두 가지 이상 영역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했다고 밝혀졌다. 한 유저는 "실제로는 100% 게임이 AI를 사용한다고 봐야 한다.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핵심적인 서드파티 소프트웨어에서 AI가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순수주의'에 대한 반발, 현실적 대안 모색 필요

게임 개발자들은 현재의 AI 심사 기준을 '순수주의적 광신'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한 개발자는 "나무 상자 텍스처에 얼마나 많은 '영혼'이 필요해야 AI 논란을 피할 수 있나? 에셋을 구매했는데 제작자가 AI 사용 여부를 명시하지 않았다면, 내 게임의 가치가 떨어지는 건가?"라며 현 상황의 모순을 꼬집었다.

특히 이번 '클레어 옵스큐어' 사건에서는 문제가 된 텍스처가 언리얼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한 에셋 팩의 임시 텍스처였다고 알려졌다. 개발사는 출시 5일 만에 해당 텍스처를 교체했지만, 이미 실격 처리가 내려진 뒤였다.

게임 개발 전문가들은 "구글 번역도 본질적으로 생성형 AI인데, 게임에서 번역 기능을 사용하면 AI 사용으로 분류되는 건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현재의 AI 판별 기준이 너무 자의적이고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인디 게임의 정의부터 다시 생각해봐야

한편, 일부 유저들은 30여 명의 개발진과 수천만 원대 예산을 가진 샌드폴이 애초에 '인디' 범주에 속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1~3명이 만드는 게임과 20명 이상이 만드는 게임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 아닐까"라는 의견이 높은 지지를 받았다.

또 다른 유저는 "이번 실격 처리가 AI 사용보다는 샌드폴을 인디 범주에서 제외하기 위한 핑계가 아닐까"라며 수상 기관의 의도를 의심하기도 했다.

게임 업계의 미래, AI와 함께 가야 할 길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게임 개발 취미생활자인 한 유저는 "AI 도구들이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켜 주고 있다. 모든 것에 적용할 수는 없고 주의 깊게 사용해야 하지만, 개인이 더 나은 게임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도구"라고 AI의 순기능을 강조했다.

다만 저작권 문제, 특히 아트 분야에서는 원작자에게 적절한 크레딧을 보장하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

결국 게임업계는 AI 활용이 불가피한 현실을 인정하고, 과도한 '반AI 순수주의' 대신 합리적인 기준 마련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유저가 "더 이상 이런 일로 매일 시끄러워야 하나"라며 토로했듯, 이제는 AI와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원본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technology/comments/1ps8ucu/indie_game_awards_disqualifies_clair_obsc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