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사용 거짓말한 인디게임, 결국 올해의 게임상 박탈당해
AI 플레이스홀더 하나 때문에 모든 상이 날아간 비운의 게임
지난 12월 20일, 게임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인디 게임 어워드(Indie Game Awards)가 올해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인 '클레어 옵스쿠르: 익스페디션 33'의 모든 수상을 박탈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올해의 게임상을 포함해 총 9개 부문에서 수상한 이 게임이 AI 사용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가 된 건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AI 생성 에셋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인디 게임 어워드에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AI로 만든 플레이스홀더 텍스처를 게임에 포함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미 7월부터 알려졌던 AI 사용 논란
사실 이 게임의 AI 사용 논란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4월 게임 출시 직후부터 플레이어들이 게임 내 신문 텍스처에서 AI가 생성한 것으로 보이는 이상한 이미지를 발견했고, 개발사는 5일 만에 해당 텍스처를 교체하며 사과했었다.
엘 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2022년 AI 도구가 처음 등장했을 때 팀 일부가 임시 플레이스홀더 텍스처 생성용으로 잠깐 실험했다"며 "출시 당시 놓친 플레이스홀더 텍스처가 있었지만 5일 내에 원래 의도했던 올바른 텍스처로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개발사는 "게임 내에 AI로 생성된 에셋은 없다"며 "언리얼 엔진 마켓플레이스에서 구매한 기존 3D 에셋은 사용했지만, 이들은 AI로 만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레딧 유저들 "결국 거짓말이 문제였다"
PS5 서브레딧에서 3,993개의 추천을 받은 이번 소식에 대해 유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유저는 "E33이 내 개인적인 올해의 게임이었지만,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실제로는 사용한 게 밝혀졌다면 거짓말을 한 것이고 당연히 실격되어야 한다"며 1,099개의 추천을 받았다.
반면 다른 유저는 "기본적으로 그들이 말한 것은 AI 에셋을 플레이스홀더로 사용했고 나중에 오리지널 아트워크로 교체했다는 것이다. 프레이밍이 좀 부정직해 보인다. 플레이스홀더 아트였고, 사람들이 발견했을 때 패치한 이유도 거기 있으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반박했다.
라리안 스튜디오도 당했던 AI 마녀사냥
흥미롭게도 많은 유저들이 최근 라리안 스튜디오와 익스페디션 33 개발진에 대한 태도 변화를 지적했다. 한 유저는 "라리안에 대한 백래시는 이상하다. 빈케는 수년간 머신러닝 툴 실험에 대해 목소리를 내왔고, 모든 인터뷰에서 인간이 게임을 만들지 AI가 아니라고 강조해왔다"며 131개의 추천을 받았다.
이 유저는 "제이슨 슈라이어의 '라리안이 생성 AI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는 문장이 돌아다니면서 갑자기 라리안이 AI 쓰레기 공장이 되는 것처럼 들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인디의 정의부터 애매한 상황
이번 논란에서 또 다른 쟁점은 '인디 게임'의 정의였다. 어떤 유저들은 1,000만 달러 예산의 게임이 인디냐고 의문을 제기했지만, 다른 유저들은 "하데스 2가 1,500만 달러인데 그럼 그것도 인디가 아니냐"며 반박했다.
특히 퍼블리셔인 케플러는 인디 개발자들이 돈을 모아서 만든 퍼블리싱 회사라는 점에서 "케플러가 퍼블리싱한 모든 인디 게임을 실격시켜야 한다는 얘기냐"는 지적도 나왔다.
성급했던 어워드 측의 판단?
많은 유저들이 인디 게임 어워드의 대응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유저는 "식스 원(인디 게임 어워드 주최)이 E33를 AI 사용이 이미 공개된 정보임에도 노미네이트시켰고, 여러 상을 수상하게 한 다음, 그제서야 큰 쇼를 벌이며 실격시켰다. 이게 정상적이고 이상한 퍼포먼스가 아니라고 해야 하나?"라며 148개의 추천을 받았다.
업계 전반으로 번질 AI 논란
한편 일부 유저들은 "더 많은 인디 개발자들이 개발 과정에서 AI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런 엄격한 기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AI 도구들이 개발 현장에 빠르게 스며들고 있는 상황에서, 완전한 AI 사용 금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어떤 유저는 "핵심은 책임감 있게 도구로 사용해서 아티스트/개발자의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최종 결과물이 당신의 작업이지 AI 에셋이 아니라면 전혀 문제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업계와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AI 사용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이다. 플레이스홀더로 사용하는 것과 최종 결과물에 포함시키는 것, 그리고 컨셉 아트 제작에 활용하는 것 사이의 경계선이 어디인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클레어 옵스쿠르: 익스페디션 33은 여전히 많은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작품이지만, 이번 사건은 게임 개발에서 AI 사용에 대한 투명성과 정직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원문 링크: https://reddit.com/r/PS5/comments/1prnrz2/indie_game_awards_disqualify_clair_obsc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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