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란이 인디 게임계까지 번졌다

지난 12월 20일, 게임계에 또 하나의 AI 논란이 터졌다. 인디 게임 어워드가 '클레어 옵스큐르: 익스페디션 33'을 생성형 AI 사용을 이유로 수상작에서 제외했다고 발표했다.

식스 원 인디(Six One Indie)는 토요일 오후 성명을 통해 "투표가 끝나고 시상식이 녹화된 후에 AI 사용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는 처음에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시상식 당일에 사용 사실을 인정했다.

이로 인해 데뷔 게임상은 '소리 위어 클로즈드'에게, 올해의 게임상은 '블루 프린스'에게 돌아갔다.

단순한 실수일 뿐인데도 이럴까?

사실 이 게임의 AI 사용은 그리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다. 레딧 유저들이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게임 내 신문 텍스처 몇 개가 AI로 생성된 플레이스홀더(임시 자료)였을 뿐이다. 개발팀도 이를 발견 즉시 4일 만에 패치로 수정했다.

한 유저는 "전체 게임이 ChatGPT로 만들어진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데, 고작 플레이스홀더 텍스처 하나 때문에 이런 소동이 벌어지는 게 말이 되냐"며 분노를 쏟아냈다. 다른 유저도 "정말 그냥 텍스처 하나 때문에 핫픽스로 패치된 거라면, 인디 게임 어워드가 게임을 제외시킬 핑계를 찾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개발자들은 왜 숨길까?

흥미롭게도 많은 유저들이 "왜 처음에는 AI를 안 썼다고 거짓말을 했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한 유저는 "인터넷 AI 담론의 현주소를 보면 답이 나온다"며 현재의 반AI 분위기를 지적했다.

특히 컨셉 아티스트 업계 상황을 아는 유저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컨셉 아티스트들은 예술 돌격대 같은 존재다. 2시간 안에 4가지 버전을 뽑아내야 하는 상황에서 스피드 페인팅 같은 '예술 순수주의자들이 싫어할' 기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능한 모든 도구를 활용해 최대한 빠르게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그들의 일이다."

다른 유저는 "AI를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게임 어워드에서 제외되니까 숨기는 거지"라며 현실적인 이유를 들었다.

과연 이 게임이 '인디'일까?

하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됐다. 많은 유저들이 "AI 사용보다는 이 게임이 과연 인디 게임인가?"라는 의문을 던졌다. 수백만 달러의 투자를 받은 게임을 인디라고 부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한 유저는 "이건 '데이브 더 다이버: 일렉트릭 부갈루'와 똑같은 상황이다"라며 대형 투자를 받은 게임이 인디 카테고리에 출전하는 것에 대해 비판했다. 밸브가 2076년에 하프라이프 3을 출시하면서 인디 어워드를 휩쓸어도 되는 거냐는 극단적인 예시도 나왔다.

미래에는 더 많이 숨길 것

한 유저의 예측이 섬뜩하다. "2~3년 후에는 인디 어워드에 후보작이 별로 없을 것"이라며, 다른 유저는 "반대로 더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또 다른 유저는 "AI를 사용하지 않아도 사용했다고 의심받을 것"이라며 마녀사냥 분위기를 우려했다.

왜 지금 와서?

9개월 전부터 알려진 사실을 지금 와서 문제 삼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한 유저는 "관심 끌려고 하는 것 같다"며 인디 게임 어워드의 의도에 의문을 표했다.

특히 '리우 신화: 오공'의 라이엇 게임즈나 코지마 프로덕션의 최근 AI 관련 발언과 비교하며 "더블 스탠다드가 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속보다 이념이 앞서는 시대

한 유저가 핵심을 찔렀다. "예술가들이 AI를 써서 플레이스홀더 작업을 하는 건 오히려 AI의 좋은 활용 사례인데, 이걸 문제 삼는 건 말이 안 된다."

또 다른 유저는 "사람들이 AI라는 단어만 들어도 거품을 무는 수준"이라며 "인터넷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이번 사건은 게임 업계의 AI 사용에 대한 과도한 반응이 오히려 투명성을 해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전한 토론 대신 무조건적인 배척이 개발자들을 지하로 몰아넣고 있는 셈이다.

원본 레딧 게시물: https://reddit.com/r/pcgaming/comments/1prnd3q/indie_game_awards_disqualifies_clair_obsc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