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그림 쓰면 바로 외면"…인디게임계 AI 아트 논란 격화

지난 10월 21일 레딧 인디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의 직설적인 글이 큰 화제를 모았다. "인디게임 홍보에 AI 아트 쓰지 마라. 그런 이유만으로도 절대 플레이하지 않겠다"는 제목의 게시글이 무려 2,700개가 넘는 추천을 받으며 534개의 댓글이 달렸다.

작성자는 "인디게임으로 성공하고 싶다면 AI 아트를 쓰는 것은 자신의 모든 노력을 바다에 던져버리는 것과 같다"며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발디스 베이식이나 99 나이츠 같은 게임도 대박을 쳤는데 굳이 AI를 써서 게으름을 피울 이유가 없다"며 "코믹 산스체로 만든 게임이 AI 쓰레기 게임보다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개발자들의 찬반 격돌

이 글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다. 많은 개발자들이 공감을 표하며 AI 아트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 개발자는 "완전히 동의한다. 발디스 베이식 사례가 정말 좋은 지적이다. 오히려 이상하고 독특한 아트를 더 원한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결점을 너무 두려워하는데, 그런 결점이야말로 게임을 살 가치가 있게 만드는 독특함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저는 "AI를 싫어한다는 게 아니라, 대부분이 그냥 뻔하고 다른 것들과 구별이 안 된다"며 실용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많은 개발자들이 "AI 아트를 보는 순간 게임을 완전히 무시한다"며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인간이 만든 작품과 교감하고 싶다"

특히 인상적인 댓글은 "왜 사람들이 인간이 만든 예술과 교감하고 싶어하는지 AI 옹호론자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지적이었다. 이 유저는 "AI 음악만 틀어주는 콘서트에 가는 것을 상상해보라. 우리는 다른 인간과 연결되고 싶고, 창작 과정에 담긴 감정을 느끼고 싶어한다"며 AI 아트 사용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비주얼 노벨 장르의 한 개발자는 "최근 스팀에 올라오는 AI 쓰레기 비주얼 노벨들을 보면 너무 슬프다. 영혼도 없고 독특함도 없는 이야기들뿐"이라며 "수백만 아티스트와 작가들의 작품을 훔쳐서 돈벌이만 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하지만 AI 아트 사용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한 개발자는 "자원이 부족한 인디 개발자들이 AI를 쓰는 것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며 "라이브러리나 엔진, 기성 에셋을 쓰는 것도 비난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또한 "이건 완전히 레딧 에코 챔버 현상"이라며 "대부분 사람들은 AI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고, 점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좋은 게임을 하고 싶을 뿐이고, 더 나은 그래픽이면 상관없다"는 소비자들도 수천 명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

흥미롭게도 일부 개발자들은 "AI 콘텐츠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면책조항이나 로고를 게임 홍보에 추가하는 것이 더 나은 마케팅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소비자들의 AI에 대한 거부감이 실제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 유저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더라도 AI 텍스트 대신 맞춤법 검사기를 쓰거나 원어민에게 도움을 요청하라"며 "AI 사용은 게으름의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다.

게임 업계의 갈림길

이번 논쟁은 단순히 AI 기술의 찬반을 넘어서, 게임 개발에서 인간의 창의성과 효율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자원이 제한적인 인디게임 개발자들에게는 더욱 복잡한 문제다. AI 아트의 편리함을 포기하고 독특함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실용성을 택해 더 많은 소비자층에게 어필할 것인가.

결국 시장이 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앞으로 인디게임 개발자들의 선택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논쟁이 단순한 기술적 이슈를 넘어서, 게임이라는 예술 장르에서 인간성과 창의성이 갖는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본 게시글: https://reddit.com/r/IndieDev/comments/1ocf17u/stop_using_ai_art_to_promote_your_games_i_wi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