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10년 걸려 만든 '하이테일'은 사기였다? 레딧 폭로에 팬들 '격분'

10년 개발 끝에 취소된 '하이테일', 팬들의 분노 폭발
지난 6월 22일, 오랜 기간 개발 중이던 게임 '하이테일(Hytale)'이 전격 취소되었다. 개발사 하이픽스 스튜디오(Hypixel Studios)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가 이룬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게임 개발은 잔인할 정도로 어렵다"며 프로젝트 종료를 알렸다. 하지만 이 발표에 레딧 커뮤니티가 들끓고 있다.
"도대체 10년간 뭘 했냐?" 분노하는 팬들
레딧 r/HytaleInfo 커뮤니티에는 6월 23일 "저 공식 발표는 완전한 거짓말이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은 불과 하루 만에 300개 이상의 추천을 받으며 팬들의 공감을 얻었다.
게시물 작성자는 개발사의 공식 성명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체 뭘 만들었다는 거냐? 우리는 모두 기다려왔다. 당신들이 만든 건 플레이조차 할 수 없는 트레일러뿐이었다. 게임의 공개 빌드는 단 한 번도 없었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야심찬 비전'이라는 말만 계속 반복하면서 정작 그 비전이 무엇인지는 보여주지 않았다"며 "적어도 플레이 가능한 데모 정도는 내놓을 수 있었을 텐데, 실제로는 열심히 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했던 것"이라고 혹평했다.
열악한 환경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
더욱 문제가 된 것은 하이테일 개발팀이 결코 열악한 개발 환경에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시물 작성자는 "당신들은 완벽한 작업 환경을 갖춘 아름다운 사무실을 가지고 있었고, 게임 관련 팬아트와 조각상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라이엇은 당신들에게 자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이거냐?"라고 분개했다.
댓글란에서도 비판은 이어졌다. 한 유저는 "10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연봉 1억씩 받는 상상을 해봐라. 이 모든 상황이 마감일에 신경 쓰지 않고 하루 종일 휴게실 '회의'만 하는 지나치게 관대한 직장 환경과 '쿨한' 보스들 때문에 벌어진 일 같다"라고 꼬집었다.
다른 유저는 "'연례 블로그 포스트 작성할 시간이야, 우리가 뭘 했지?' '블렌더로 멋진 생물체 렌더링을 만들었어' '오, 멋지네. 그거로 블로그 포스트 만들고 지형에 올려놓자'라는 대화가 있었을 것"이라며 풍자했다.
모호한 발표와 책임 회피
많은 팬들이 지적한 또 다른 문제점은 프로젝트 취소 발표마저도 모호한 기업 언어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었다. 한 댓글러는 "이별 인사 발표에서조차 똑같은 모호한 기업 언어를 사용하면서 시간이 부족했던 이유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유저는 "그들은 왜 프로젝트가 취소되었는지에 대해 엔진 리부트가 실수였다거나, 마감일에 대해 잘못 판단했다거나, 인원 감축으로 프로젝트가 더 이상 실행 불가능했다거나, 범위가 축소한 후에도 너무 컸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말할 수 없었나?"라고 반문했다.
10년간 보여준 것은 무엇인가?
하이테일은 2015년부터 개발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18년 12월 첫 트레일러 공개 이후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2020년에는 라이엇 게임즈가 하이픽스 스튜디오를 인수했고, 많은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0년이라는 긴 개발 기간 동안 팬들이 실제로 본 것은 트레일러와 콘셉트 아트, 그리고 바이옴 블로그와 같은 기술적 설명뿐이었다. 한 유저는 "이제 생각해보니, 우리는 하이테일에서 제작 시스템이 어떻게 생겼는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노 맨스 스카이'와의 비교
게시물 작성자는 비슷하게 큰 기대를 받았던 게임 '노 맨스 스카이'와 하이테일을 비교하며 "적어도 노 맨스 스카이는 실제로 게임을 만들어 나중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노 맨스 스카이는 출시 당시 약속한 기능들이 빠져 있어 큰 비판을 받았지만, 개발팀은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결국 약속했던 기능들을 모두 구현해 팬들의 신뢰를 되찾았다. 이와 달리 하이테일은 어떤 초기 버전도 공개하지 않은 채 프로젝트를 완전히 중단했다는 점에서 더 큰 실망을 안겼다.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이픽스 스튜디오는 공식 발표에서 "우리는 이 교훈을 앞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했지만, 레딧 게시물 작성자는 "당신이 배운 교훈은 게임을 만들어야 할 때 9년 동안 어슬렁거리는 방법뿐"이라며 비판했다.
현재로서는 게임 자체를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일부 유저들은 NDA가 만료되거나 누군가가 내부 정보를 유출하면 "이 순간까지 이어진 모든 장난질의 진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이테일의 갑작스러운 취소는 장기간 개발되는 게임 프로젝트의 투명성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가 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현실적인 기대치 설정과 꾸준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안타까운 교훈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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