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게임 신작 소설, 알고보니 AI가 공동 집필했다?

헝거게임 신작 소설, 알고보니 AI가 공동 집필했다?

베스트셀러 작가가 폭로한 충격적 진실

지난 9월 23일, 한 출판업계 전문가의 레딧 게시글이 문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러 출간 경력을 가진 작가이자 편집자가 올린 이 글은 최근 출간된 헝거게임 시리즈 신작 '수확의 일출'(Sunrise on the Reaping)이 상당 부분 AI에 의해 작성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수잔 콜린스의 이름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수백만 부가 판매되며 굿리즈에서 4.5점의 높은 평점을 기록했다. 영화화도 확정된 상태로, 대중들의 반응 역시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AI 텍스트 분석에 능한 이 작가의 눈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비쳤다.

"매 페이지마다 AI의 흔적이 보였다"

글을 올린 작가는 "AI 목소리"에 특별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ChatGPT를 연구해왔으며, 출판업계에 미칠 AI의 영향을 분석해온 전문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소설에서는 "매 챕터, 때로는 매 페이지나 문단마다" AI의 흔적이 감지됐다고 한다.

가장 결정적인 증거로 그가 제시한 것은 2장 마지막 부분이다:

"레노어 도브가 보였다. 그녀는 능선 위에 서 있었고, 빨간 드레스가 몸에 달라붙어 있었으며, 한 손에는 구미 젤리 봉지를 꼭 쥐고 있었다. 기차가 지나가자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바람 속으로 상실과 분노를 절규했다…"

이 장면에 대해 그는 "연인이 죽음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여인이 하늘을 향해 소리 지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진짜 작별이라면 헤이미치를 쳐다보며 입모양으로 뭔가 말하거나 손짓을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간이 절대 쓰지 않을 표현들

더 충격적인 예시도 있다. 소설 중반부에 등장하는 거미줄 장면이다:

"그녀가 덤불의 거미줄을 만지는 걸 지켜봤다. '솜씨를 봐. 지구상 최고의 직조공들이야.'" "놀랍네요. 당신이 그런 걸 만진다니." "오, 실크라면 뭐든 좋아해요." 그녀가 실들을 손가락 사이로 비볐다. "할머니 피부처럼 실크같이 부드러워요."

이 대목에 대해 그는 "거미줄을 할머니 피부와 비교하다니, 인간이라면 절대 쓸 수 없는 표현"이라고 단언했다. "거미줄의 가장 큰 특징은 �끈끈함인데, AI는 '거미줄→실크→부드러움→부드러운 피부→할머니 피부'식으로 연상해서 이런 황당한 문장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AI 특유의 문체적 특징들

그가 지적한 AI 작문의 특징들은 다음과 같다:

명확하지 않은 화자의 목소리: 십대 남자 주인공 헤이미치가 여성들의 수다를 묘사할 때도 밝고 경박한 톤을 유지한다. "왜 십대 남자애가 이런 식으로 말하지?"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고 한다.

불필요한 장식적 묘사: 기차의 네온 의자, 아파트의 번트 오렌지 가구 등 아무 의미 없는 구체적 묘사들이 난무한다. "AI는 이런 식으로 그럴듯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 목적이 없는 디테일을 집어넣는다"고 분석했다.

부자연스러운 대화: AI 픽션의 가장 약한 고리인 대화 부분이 전반적으로 어색하고 설명적이었다고 지적했다.

AI다운 모티프들: 온통 거울로 이뤄진 헝거게임, 생성형 AI에 대한 암시적 언급, '빛나는' 캐릭터 묘사, 경기장의 '뇌'를 파괴하는 계획 등이 등장한다.

"최소 40%는 AI 텍스트"

그는 이 소설이 "최소 40%는 거의 편집되지 않은 AI 텍스트"라고 추정했다. "각 챕터의 초고 전체가 AI로 작성되고, 인간 편집자가 들락날락하며 수정한 것 같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일반 독자들은 이 책을 사랑하고 있다"며 "AI 생성 도서가 베스트셀러 차트를 장악하는 시대가 언제 올지 궁금했다면, 바로 지금이 그 답"이라고 경고했다.

문학계의 새로운 딜레마

이 폭로가 사실이라면 출판업계에는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수잔 콜린스나 출판사 측에서는 아직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AI와 인간 작가의 협업에 대한 윤리적 기준이 시급히 필요해 보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AI 기술의 발달로 독자들이 진짜와 가짜를 구분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우리가 읽는 소설들 중 얼마나 많은 작품이 AI의 도움을 받았을지, 그리고 그것이 문학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인지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_원문: https://reddit.com/r/slatestarcodex/comments/1no45rn/thelatesthungergamesnovelwascoauthoredbyai/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