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일로 스튜디오, 결국 AI로 게임 만든다...개발 전 과정에 생성형 AI 도입 발칵
헤일로의 새로운 실험, 과연 성공할까?
지난 10월 18일, 해외 게임 업계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헤일로 스튜디오(구 343 인더스트리)가 앞으로의 게임 개발 전 과정에 생성형 AI를 본격 도입한다는 내부 소식통의 증언이 공개된 것이다. 핵심 워크플로우부터 월드 빌딩, 적 AI까지 모든 영역에 AI가 '촘촘히 엮어져' 있다는 표현이 사용됐다.
이 소식은 레딧 r/Games 커뮤니티에서 1,797개의 추천과 944개의 댓글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팬들의 반응은 대체로 우려와 실망이 주를 이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또 다른 뼈아픈 결정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신랄했다. "요즘 헤일로가 마이크로소프트의 멍청한 기업 결정들에 발목 잡히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일이지"라는 반응이 2,655개의 추천을 받았다. 이는 그동안 헤일로 시리즈가 겪어온 우여곡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댓글이다.
특히 헤일로: 인피니트 개발 과정에서 벌어진 황당무계한 일화가 다시 주목받았다. 343 인더스트리가 18개월 계약직 개발자들을 고용한 뒤 강제로 6개월 휴직을 시키고 다시 계약을 갱신하는 방식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한 유저는 "플레이스테이션의 갓 오브 워나 스파이더맨 같은 대작들이 이런 대우를 받는다고 상상해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AI 도입, 과연 혁신일까 비용 절감일까
유저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AI 도입의 진짜 목적이다. 한 댓글은 핵심을 찔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자들에게 코파일럿을 어필하고 싶어하니까 게임 개발 워크플로우에 넣는 게 당연하다. 문제는 이게 잡일을 대신하는 건지, 아니면 직원을 대체하려는 건지다."
실제로 최근 헤일로 스튜디오에서 17년간 근무한 아트 디렉터가 떠나면서 LinkedIn에 '내년에 모든 걸 털어놓겠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의무가 끝나는 대로 진실을 공개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한 개발자는 "우리 회사에서 코파일럿은 주로 재미있는 이미지 만들기와 이메일 작성에나 쓰인다. 경영진이 새롭고 반짝거리는 것에 홀려서 돈만 날리는 중"이라며 현실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지형 생성 AI, 기존 기술과 뭐가 다른가
일부 유저들은 '지형 생성 AI'라는 표현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게 기존에 몇 년간 써왔던 절차적 생성과 뭐가 다른 거냐"는 질문이 266개의 추천을 받았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마이크로소프트 보조금을 받으려고 똑같은 시스템에 다른 이름만 붙인 게 아닐까"라며 냉소적으로 반응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기술적 차이점을 설명했다.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AI 알고리즘과 범용 LLM은 다르다. ChatGPT에게 지형 생성 코드를 짜달라고 할 수는 있지만, 그게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팬들의 절망적인 예측
가장 인상적인 댓글 중 하나는 자조적이면서도 예언적이었다. "좋다. 게임이 나오기도 전에 미리 쓰레기가 될 거라고 알려주는군. 기대치 조절해주는 친절함이다. '다음번에 마스터 치프를 보면 조잡한 모조품일 거다. 로봇이 만든 더러운 조롱작품 말이다.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것보다는 예술을 모독하는 엔진을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헤일로 시리즈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실망감을 토로하는 댓글도 눈에 띄었다. "헤일로 4에서 실수를 배웠다고 했더니 MCC가 나왔고, MCC에서 배웠다고 했더니 헤일로 5가 나왔고, 헤일로 5에서 배웠다고 했더니 인피니트가 나왔다. 이제 또 배웠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같은 소리를 들어야 하나?"
업계 전반의 AI 열풍
문제는 이런 현상이 헤일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새로운 스튜디오 다크 아웃로 게임즈도 최근 채용공고에서 미드저니, 스테이블 디퓨전, ChatGPT 경험을 요구하며 'AI가 생성한 2D 아트워크를 정제하고 다듬는' 업무를 명시했다.
한 유저는 "곧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총 쏘기라는 게임을, 소니에서는 총 맞추기라는 게임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AI 남발에 대한 우려를 유머로 표현했다.
결국 돈의 문제
마이크로소프트 내부 직원으로 보이는 한 유저의 증언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 사무실에서 열린 패널에 참석했는데, 내부적으로 AI에 올인하고 있다. 모든 업무에 AI를 활용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짤린다."
또 다른 유저는 "코파일럿에 343보다 훨씬 많은 돈을 쏟아부었으니, 다음 헤일로의 성공보다는 코파일럿의 능력을 과시하는 게 더 중요한 셈"이라며 뼈아픈 지적을 했다.
미래는 어떻게 될까
결국 이번 소식은 게임 업계 전반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그 과정에서 잃어버리는 것들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주니어 개발자들의 일자리가 사라지면서 업계의 인력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장기적 우려도 제기됐다. "그런 일을 하던 사람들이 몇 년 후 시니어가 되어 고급 업무를 맡게 되는 건데, 그 길이 막히면 업계 전체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 그것이다.
헤일로라는 상징적인 프랜차이즈가 AI 시대의 첫 번째 실험대가 됐다. 과연 이 실험이 게임 업계의 미래를 밝힐 혁신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실패작만 양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_출처: https://reddit.com/r/Games/comments/1o9v2yk/insidersayshalostudioshasgenerativeai_woven/_
Comm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