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자들 AI 혐오 심화되지만, 결국 모두 같은 용도로만 쓴다
3년간 AI에 대한 개발자 감정 변화
지난 3월 9일, 한 게임 개발자가 GDC(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의 3년간 산업 현황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가 레딧에 공개됐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생성형 AI에 대한 게임 개발자들의 인식 변화를 추적한 이 분석은 흥미로운 패턴을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AI에 대한 감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긍정적 인식은 2024년 21%에서 2026년 7%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반면 부정적 인식은 18%에서 52%로 거의 3배 급증했다. 혼재된 인식도 57%에서 30%로 크게 줄어들어, 개발자들의 AI에 대한 입장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개인적 사용률은 31%→36%→36%로 오히려 증가 후 유지되고 있다. 싫어하면서도 쓰는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결국 다들 생산성 도구로만 활용
2026년 처음으로 구체적인 사용 용도가 공개됐는데, 결과는 예상 그대로였다. 압도적 다수가 '생산성' 용도로만 AI를 활용하고 있었다.
연구 및 브레인스토밍이 81%로 1위를 차지했고, 코딩 지원과 일상 업무(이메일, 일정 관리)가 각각 47%로 뒤를 이었다. 프로토타입 제작도 35%로 상당한 비율을 보였다.
하지만 여기서 급격한 하락이 시작된다. 에셋 생성은 19%에 불과했고, 프로시저럴 생성은 10%, 플레이어가 직접 접하는 기능에는 고작 5%만이 AI를 활용했다. 실제 게임 콘텐츠에 AI를 넣는 개발자는 20명 중 1명꼴이라는 얘기다.
한 레딧 유저는 "AI가 잘하는 일에만 쓰고, 못하는 창작 업무엔 안 쓴다는 건 당연한 결과"라며 "가짜 수요를 만들려는 게 아닌 이상 AI를 억지로 밀어붙일 이유가 없다"고 꼬집었다.
직급별·부서별 격차 선명
흥미롭게도 사용률에는 명확한 계층 구조가 드러났다. 비즈니스와 재무 부서는 2024년 44%에서 2026년 58%로 사용률이 급증했다. 반면 시각 아티스트(64% 부정적)와 게임 디자이너(63% 부정적)는 가장 강한 반감을 보였다.
상급 관리직은 47%가 AI를 사용하는 반면, 실무진은 29%에 그쳤다. 현장에서 직접 창작하는 사람일수록 AI를 멀리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스웨덴의 한 게임 스튜디오 아티스트는 "우리는 AI를 최종 결과물로 쓰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며 "초기 컨셉을 프로듀서에게 보여줄 때나 쓸 뿐, 대부분 생성형 AI에 반대하지만 자동화는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기업 정책은 '선별적 허용'으로
기업들의 AI 정책도 변화하고 있다. AI 관련 정책을 보유한 기업은 2024년 51%에서 2026년 78%로 급증했다. 특히 "특정 도구만 허용"하는 정책이 7%에서 22%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전면 허용보다는 엄선된 생산성 도구만을 골라 쓰는 방식이 주류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2026년 보고서에 인용된 개발자들의 증언도 이런 경향을 뒷받침한다. 한 1인 개발자는 "제한된 예산으로는 AI 없이 경쟁할 수 없지만, 게임 내 에셋으로는 절대 AI 결과물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오디오 디렉터는 "우리 스튜디오의 생성 AI 결과물 중 플레이어가 경험하는 단계까지 살아남는 건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창작 vs 생산성, 명확해진 경계선
하지만 이런 구분에 대해 일부 개발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 유저는 "브레인스토밍을 생산성 업무라고? 이건 창작 업무다"라며 "AI에 뇌를 아웃소싱하지 말라고 했던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개발자는 "코드 99%를 AI가 작성해도 아무도 뭐라 안 하는데, 5,000개 텍스처 중 5개만 AI로 만들어도 'AI 쓰레기'라고 불린다"며 이중 잣대를 지적하기도 했다.
크런치로 악명 높은 게임 업계에서 생산성 AI가 오히려 "시간당 더 많은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 문제를 악화시킨다는 우려도 나왔다.
업계의 냉정한 현실 인식
결국 이번 분석이 보여주는 건 게임 업계가 AI에 대해 상당히 냉정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작 도구로서의 AI는 철저히 외면하면서도, 단순 반복 업무의 효율성 향상에는 실용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 유저는 "게임 개발 업계는 이미 내부적으로 '대화'가 끝났다"며 "생산성 AI는 괜찮고, 창작 AI는 안 된다는 게 결론"이라고 정리했다.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실제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의 철학과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이번 3년간의 데이터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출처: https://reddit.com/r/gamedev/comments/1rpeeta/i_analyzed_3_years_of_gdc_reports_on_genera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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