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업계 발칵, 성우들 대규모 AI 계약안 투표 돌입... '디지털 클론' 놓고 갈등 격화

게임 업계 발칵, 성우들 대규모 AI 계약안 투표 돌입... '디지털 클론' 놓고 갈등 격화

"AI에 목소리를 판매하는 건 배우의 생존권 포기와 같다"

국내 게임 팬들에게도 익숙한 '라스트 오브 어스' 조엘 역의 트로이 베이커, '언차티드' 시리즈의 네이선 드레이크 역 놀란 노스와 같은 유명 성우들이 소속된 미국 배우 노동조합 SAG-AFTRA가 중대 기로에 섰다. 7월 9일(현지시간) 게임 성우들이 AI 사용을 포함한 새로운 계약안에 대한 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는 게임 업계에서 AI 기술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특히 논란의 핵심은 '디지털 클론'으로 배우의 목소리를 AI로 복제해 추가 대사를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이다.

디지털 클론 계약안, 무엇이 문제인가?

현재 제안된 계약안에 따르면 개발사들은 성우의 동의 하에 그들의 목소리를 복제하여 AI로 새로운 대사를 생성할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성우들은 이 조항이 장기적으로 자신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성우 조합의 주요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 성우 자신의 '디지털 클론' 사용에 대한 명확한 동의 절차 마련
  • 목소리 복제 시 적절한 추가 보상 체계 확립
  • AI 사용으로 발생할 업무 감소에 대한 보호 장치
  • 자신의 목소리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 알 권리 보장

게임 팬들의 반응: "좋은 성우는 게임의 영혼"

레딧에서는 성우들을 지지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은 "항상 배우들을 지지합니다. 좋은 연기는 게임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립니다"라는 의견이었다.

많은 게이머들은 트로이 베이커, 애슐리 존슨(엘리 역), 로라 베일리(애비 역) 등이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에 불어넣은 감정과 깊이를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게이머는 "'사이버펑크 2077'의 키아누 리브스, '데스 스트랜딩'의 노먼 리더스처럼 유명 배우들이 게임에 참여하는 추세인데, AI로 그들을 대체한다면 게임의 매력이 반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사 측 입장: "효율성과 유연성 확보가 목표"

반면, 게임 개발사들은 AI 기술이 개발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소규모 인디 개발사들에게는 고품질 음성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 중립적 의견을 가진 게이머들은 "AI 기술이 주요 캐릭터보다는 NPC나 배경 캐릭터 음성에 제한적으로 사용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게임 업계 AI 활용의 선례가 될 중요한 투표

이번 투표 결과는 게임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할리우드에서도 지난해 작가 및 배우 파업을 통해 AI 규제에 관한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어, 게임 업계의 이번 결정이 다른 미디어 산업에도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국의 경우, 넷마블과 같은 게임사들이 AI 음성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미국 성우 조합의 결정은 국내 게임 성우들의 계약 조건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임 성우들의 투표는 7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게임 산업의 AI 활용 방향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인간 성우의 감정 연기와 AI 기술의 효율성 사이에서 게임 업계는 어떤 균형점을 찾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문 Reddit 게시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