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터진 게임 개발 생태계의 뜨거운 감자, AI 논쟁... "히틀러가 만들어도 게임은 게임"

결국 터진 게임 개발 생태계의 뜨거운 감자, AI 논쟁... "히틀러가 만들어도 게임은 게임"

게임 개발자들 사이에서 AI 사용 여부 놓고 격렬한 논쟁 벌어져

생성형 AI 기술이 게임 산업에도 깊숙이 침투하면서 개발자 커뮤니티가 둘로 갈라지고 있다. 지난 7월 2일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 레딧(Reddit)의 r/gamedev 포럼에 올라온 한 개발자의 불만 토로 글이 논쟁의 불씨를 당겼다.

해당 개발자는 "너무 많은 신규 개발자들이 AI 생성 콘텐츠를 게임에 사용하고 있다"며 불만을 표했고, 이에 수많은 댓글이 달리며 팽팽한 의견 대립으로 이어졌다. 현재 이 게시물은 '논란' 정렬 기준으로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히틀러가 디자이너여도 게임은 게임"

이 논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댓글 중 하나는 "내가 보기에는 히틀러를 게임 디자이너로, 챗GPT를 코더로 쓰고, 에셋을 100% 무료 에셋 팩에서 가져와도 상관없다"는 다소 극단적인 의견이었다. 이러한 발언은 게임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결과물이지 제작 과정이나 도구가 아니라는 관점을 보여준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게임 개발은 보통 팀이 필요한 작업이었다. 새로운 도구로 기술적 요구 사항을 낮춰 혼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블렌더를 배우는 데 몇 년을 쓰거나, 내 창작 비전에 맞지 않는 기성 에셋을 살 필요가 없어진 것)은 정말 좋은 일"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AI의 진짜 활용법은 따로 있다?

AI를 둘러싼 논쟁에서 간과되는 부분도 있다. 한 댓글러는 "이런 토론들은 게임 개발에서 AI의 실제 주요 용도를 무시한다. 그것은 에셋 생성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언리얼 엔진 5와 같은 게임 엔진에서 사용되는 많은 AI 기술이 이미 만들어진 에셋을 가져와 환경을 채우는 데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오픈 월드 게임을 만들고 두 마을 사이에 길을 만들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간단히 말해, 중요한 퀘스트 위치는 이미 추가되었다고 가정하면 풍경(바위, 나무, 덤불 등)만 추가하면 된다. 개발자가 모든 요소를 일일이 배치하는 대신, 인간이 만든 에셋 라이브러리를 사용해 이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활용하는 것은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에 대한 양극화된 반응

더 흥미로운 점은 AI에 대한 개발자들의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사실이다. 한 유저는 "AI 생성 아트에 대한 가장 답답한 부분은, 마치 종교와도 같은 추종 세력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 기술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하면 다운보트를 당하거나, 당신이 기술에 대해 가진 모든 생각이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몰려온다"라고 주장했다.

반면에 다른 사용자는 "AI에 대해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말을 하면 다운보트를 당하는 것이 이 스레드의 완벽한 예"라며 정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게임 개발의 새로운 현실

실제로 많은 신진 개발자들은 경제적인 이유로 AI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신규 개발자들은 파이버(Fiverr)나 유사한 사이트에서 아티스트를 고용할 여유가 없다. 반면 AI 생성 아트는 거의 무료다. 우리가 솔직해진다면 산업은 필연적으로 AI로 더 많이 이동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또한 일부 댓글러들은 AI를 다른 도구와 마찬가지로 보는 관점을 제시했다. "AI를 거부하는 것은 마치 '저 망할 자동차가 우리 일자리를 빼앗고 나라를 망치고 있어! 영혼 없고 길을 오염시키고 있어! 말을 소유하고 기를 책임이 없다면, 먼 거리를 여행할 자격이 없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든 개발자도 있었다.

히트작들도 모두 '베끼기'에서 시작했다?

일부 개발자들은 창작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접근도 보여주었다. "모든 사람이 복사하고, 모든 사람이 훔친다. 할로우 나이트는 덕 테일즈에서 복사했고, 언더테일은 어스바운드와 토호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으며, 스타듀 밸리는 기본적으로 하베스트 문의 리메이크다. 최근 출시된 게임을 말해보라, 내가 그 게임이 복사한 게임들을 나열해주겠다"는 도발적인 주장도 있었다.

AI의 미래: 발전인가, 위협인가?

게임 업계에서 AI 기술의 수용은 결국 시간 문제로 보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게임의 본질과 창작의 의미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한 댓글러의 말처럼 "만약 쓸 가치가 없다면, 읽을 가치도 없다"는 원칙이 AI 생성 콘텐츠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일부 유저들은 이미 AI 아트가 사용된 프로젝트를 접하면 바로 패스한다고 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단순한 비주얼이라도 매력적인 시각 요소는 평범한 게임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현실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닌텐도 스토어를 10분만 둘러봐도 생성형 AI가 새로운 '유니티 에셋 뒤집기' 방식이 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유저는 "이번에는 야한 요소가 가미된 버전"이라고 꼬집었다.

게임 개발자 커뮤니티의 AI를 둘러싼 이 뜨거운 논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AI가 게임 개발의 새로운 현실로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개발자들이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발전시킬지가 앞으로의 게임 산업 지형을 결정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원문 레딧 게시물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