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게 플레이하려던 유저, AI가 무굴 제국 건설하며 절망
'조용히 키우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지난 4월 7일,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4(EU4) 커뮤니티에 한 플레이어의 절규가 올라왔다. "도움이 필요해요! 자운푸르로 여유롭게 키우기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AI 티무르가 무굴 제국을 세웠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그것이다.
해당 플레이어는 전통적인 키우기 국가인 한국이나 네덜란드 대신 자운푸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자운푸르는 거의 모든 지역이 농지나 초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국가 아이디어에 개발 비용 감소 보너스가 있어 키우기 플레이에 적합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게임 중반, AI가 조종하는 티무르 제국이 멸망하지 않고 살아남더니 아예 무굴 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더 심각한 건 무굴 제국이 자운푸르를 향해 뱀처럼 영토를 확장해 왔다는 점이다. 현재 무굴 제국은 자운푸르의 모든 영토에 대한 클레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군사력은 자운푸르의 두 배에 달한다.
커뮤니티 반응: "인도는 원래 썬더돔이야"
이 상황에 대해 EU4 베테랑 플레이어들은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40개 추천)에서는 "전통적인 키우기 국가들(영국, 네덜란드, 일본, 한국)이 인기 있는 이유가 바다나 산맥 같은 지형적 이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소한 네팔이나 카슈미르로라도 확장해서 티무르나 러시아 같은 강적들과의 완충지대를 만들었어야 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EU4에서 인도는 유명한 '썬더돔'"이라는 표현이다. 썬더돔은 매드맥스 영화에 등장하는 격투장으로, 들어가면 죽거나 이기거나 둘 중 하나만 가능한 곳을 의미한다. 즉, 인도 지역에서는 평화로운 키우기 플레이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키우기 = 확장 안 하기"는 착각이었다
흥미롭게도 34개의 추천을 받은 댓글에서는 키우기 플레이에 대한 오해를 지적했다. "키우기 플레이가 영토 확장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이 플레이어에 따르면 자운푸르의 표준적인 오프닝은 다음과 같다:
- 12월 11일에 델리를 선전포고 없이 공격해 완전 병합
- 안정도 손실 회복을 위해 10년간 휴식
- 델리 개혁으로 무료 코어 획득
- 한 달 단위로 시르힌드를 즉시 통합
- 델리의 코어들을 재정복하고 동쪽 벵골 지역으로 확장
- 무역에 유리한 구자라트 지역 점령
이렇게 기반을 다진 후 아프가니스탄과의 국경, 남쪽 사막과 정글 지대에 요새를 건설하는 것이 올바른 키우기 플레이라는 설명이다.
AI의 예측 불가능한 행동이 만든 드라마
또 다른 플레이어는 "신드도 동맹이 하나도 없을 것 같네요 ㅋㅋ AI는 우리를 사냥하는 걸 좋아해요"라며 공감을 표했다. EU4의 AI는 종종 플레이어를 표적으로 삼는 경향이 있어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플레이어 타겟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번 사건은 EU4의 매력 중 하나인 '예측 불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역사적으로 티무르 제국은 15세기 중반 분열되어 멸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더 강력한 무굴 제국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런 '히스토리컬하지 않은' 전개가 플레이어들에게는 예상치 못한 도전과 재미를 선사한다.
키우기 플레이의 진정한 의미
결국 이 사건은 EU4에서 키우기 플레이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오히려 전략적 확장과 방어 준비가 더욱 중요하며, 특히 인도 같은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서는 더욱 그렇다.
해당 플레이어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아니면 새로 게임을 시작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경험을 통해 EU4의 깊이 있는 전략적 요소를 다시 한번 깨달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원본 게시글: https://reddit.com/r/eu4/comments/1sf7kr5/help_i_was_trying_to_play_a_laid_back_tall_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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