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 CEO가 스팀 AI 표기에 발칵, "앞으로 모든 게임에 AI 들어갈 텐데 의미없다"
스팀의 AI 표기 정책에 불만 터뜨린 에픽 CEO
11월 27일,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가 스팀의 AI 사용 표기 정책에 대해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스위니 CEO는 "앞으로 거의 모든 게임 개발에 AI가 관여될 텐데, 스팀의 AI 공개 정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스팀이 도입한 AI 사용 표기 의무화 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이다. 스팀은 개발자들에게 게임 제작 과정에서 AI를 사용했는지 여부를 명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유저들, "그럼 왜 이렇게 신경 쓰나?"
스위니 CEO의 발언에 대한 레딧 유저들의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157개 추천)은 "AI 표기가 중요하지 않다면, 왜 이렇게 표기 자체에 신경을 쓰는 거지?"라며 모순을 지적했다.
또 다른 유저는 "데누보 DRM 표기와 똑같은 이치"라며 "어떤 사람들은 데누보가 패치로 제거될 때까지 해당 게임을 피한다. 그러니까 표기해 주라. 사람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반박했다.
특히 "어떻게 AI 사용을 알리지 않고 강요할 수 있겠나?"라는 댓글은 에픽의 속내를 꼬집는 날카로운 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AI 도구 vs AI 생성물" 구분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유저들은 단순히 AI 사용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활용 범위까지 알고 싶어했다. 한 유저는 "AI를 아티스트 보조 도구로 쓰는 건 괜찮지만, 생성형 AI로 만든 콘텐츠는 값싼 느낌이 든다. 그런 게임에는 정가를 주고 싶지 않다"고 솔직한 심경을 드러냈다.
스팀 vs 에픽, 또다시 엇갈린 행보
이번 논란으로 스팀과 에픽의 서비스 철학 차이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 "스팀이 또 최소한의 노력으로 승리하고 있다"는 댓글이 87개의 추천을 받으며, 스팀의 소비자 중심 정책이 호평받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에픽에 대해서는 "팀 스위니의 또 다른 실책", "스위니가 '스팀 증오 증후군'에 걸린 것 같다"는 조롱 섞인 반응이 이어졤다.
한 유저는 "에픽은 소비자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게 느껴진다. 완전히 현실감각을 잃은 발언"이라며 "진지하게, 무료 게임 말고 에픽게임즈 스토어를 쓰는 사람이 있나? GOG처럼 DRM 프리 게임도 아닌데"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수제" 게임의 새로운 가치 부상 예고
가장 흥미로운 반응은 AI 시대의 게임 문화 변화를 예측한 댓글이었다. 한 유저는 "GMO나 '동물실험 안 함' 라벨처럼 생각하면 된다"며 "기업이 '모두가 동물실험을 하니까 표기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의견은 "AI 범람 시대에는 오히려 '수제' 게임이 독특한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 유저는 "고급 목공예나 맞춤 기계가공처럼, '손으로 만든 정밀함'이 대량생산품을 뛰어넘는 품질을 보여주듯, 게임도 AI 없이 만든 '장인정신' 작품들이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소비자 알 권리 vs 개발 현실, 어디까지가 적절할까?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소비자의 알 권리와 개발 현실 사이의 균형점을 어디에 둘 것인가 하는 문제다. 스팀은 최대한의 정보 공개를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려 하고, 에픽은 실용적 관점에서 AI 사용이 일반화될 현실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 정보 공개에 대한 요구는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서고 있다. AI 기술이 게임 개발에 미치는 영향과 그로 인한 문화적 변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비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과연 앞으로 게임 업계는 AI 사용 공개를 어떤 방향으로 가져갈까? 스팀의 선제적 정책이 업계 표준이 될지, 아니면 에픽의 주장처럼 실용성 없는 형식적 절차로 남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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