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 유저들, AI 이미지 생성기에 발칵 뒤집어진 이유
    D&D 커뮤니티가 AI 이미지 생성기를 바라보는 시선
지난 11월 2일, 레딧의 D&D 서클저크 커뮤니티에 올라온 한 게시물이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TRPG 게임용 AI 이미지를 생성할 때 어떤 생성기를 쓰고 있나요?'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이 글은, 현재 TRPG 커뮤니티가 AI 기술을 놓고 얼마나 복잡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냈다.
무료 AI 생성기의 한계에 좌절하는 유저들
게시글 작성자는 솔직한 경험담을 털어놨다. "몇 개의 무료 버전을 써봤는데, 손이 여러 개 달린 기괴한 이미지만 나온다"며 "AI가 만든 모험 시나리오는 다크소울 2의 레벨 디자인보다도 엉성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경험은 많은 TRPG 마스터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AI 이미지 생성기의 기술적 한계로 인해, 캐릭터나 몬스터 일러스트를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의 양극화된 반응
댓글란은 말 그대로 전쟁터가 됐다. 일부는 "그냥 핀터레스트에서 가져다 쓴다. 난 게으른 놈이니까"라며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했지만, 다른 유저들의 반발이 거셌다.
특히 "AI로 그림 그리는 건 작가들한테 해롭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라"는 댓글이 38개의 추천을 받으며 상당한 공감을 얻었다. 이어 "인스타그램이나 데비안아트에서 따와 쓰거나, 초상화 하나 그려달라고 일주일치 월급 줘라"는 신랄한 조언도 덧붙였다.
창작자들의 절규
가장 가슴 아픈 댓글은 실제 피해자의 증언이었다. "이 빌어먹을 기술 때문에 창작 관련 일자리를 잃었다"며 "탐욕과 게으름의 훌륭한 결과물"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29개의 추천을 받은 이 댓글은 AI가 창작 업계에 미치는 실질적 타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TRPG 문화와 AI의 충돌
이번 논쟁은 단순히 기술적 이슈를 넘어선다. TRPG는 본질적으로 상상력과 창의성이 핵심인 취미 문화다. 던전 마스터들은 플레이어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직접 그림을 그리거나, 작가에게 의뢰를 맡기는 경우가 많았다.
AI 도구의 등장은 이런 전통적 방식에 균열을 만들고 있다. 빠르고 저렴한 대안을 원하는 마스터들과, 예술가들의 생계를 걱정하는 유저들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게으름인가, 현실적 선택인가?
흥미롭게도 일부 댓글은 이런 딜레마를 유머로 승화시켰다. "PC들한테 가장 굵고 살집 있는 것들을 달아주는 생성기"라는 우스갯소리에 62개의 추천이 달렸고, "볼로냐 소시지 같아 보이는 바람에 오늘 프롬프트를 다 써버렸다"는 답글도 20개의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농담 뒤에는 진짜 고민이 숨어있다. 성인이 되어 직장을 다니며 취미 생활을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매번 전문 작가에게 의뢰를 맡기는 건 현실적으로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TRPG, 어디로 갈 것인가?
이번 논쟁은 게임 업계 전반이 직면한 딜레마의 축소판이다. 사용자 편의성과 창작자 권익 보호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아야 할지, TRPG 커뮤니티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런 갈등은 더 첨예해질 전망이다. 과연 TRPG 문화는 이 변화의 물결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적어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단순히 기술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것을 넘어, 창작자와 사용자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원문: https://reddit.com/r/DnDcirclejerk/comments/1omfkda/what_ai_image_generators_are_you_using_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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