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캐릭터 몸매를 '수정'했다고? 디지털 서커스 팬덤 발칵 뒤집어져
라가사의 몸매 논란, 결국 터졌다
10월 12일, 한국 시각으로 오전 10시 52분경 레딧의 '어메이징 디지털 서커스' 커뮤니티에 흥미로운 논란이 불거졌다. 인기 캐릭터 라가사(Ragatha)의 몸매를 둘러싼 팬덤 내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최근 공개된 비치 에피소드 예고편이었다. 라가사의 수영복 차림을 본 일부 팬들이 "몸매가 너무 평면적이다"며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AI를 활용해 캐릭터의 체형을 '보정'한 이미지까지 등장했다.
이에 대해 한 팬이 894개의 추천을 받으며 장문의 반박 글을 올렸다. "라가사는 래그돌(천으로 만든 인형)이다. 애초에 아이들 장난감을 모티브로 설계된 캐릭터라는 걸 잊었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페티코트를 모르시나요?"
특히 이 팬은 라가사의 드레스 실루엣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다. "사람들이 '드레스가 자연스러우려면 엉덩이가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페티코트(속치마)라는 게 있다!"
페티코트는 19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여성들이 드레스 안에 입던 속치마로, 여러 겹의 프릴로 치마를 부풀려 주는 역할을 했다. "몸매가 없어도 페티코트만 있으면 풍성한 드레스 라인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과거 에피소드들을 보면 라가사가 총에 맞았을 때 솜이 튀어나오는 장면도 나온다. 말 그대로 '인형'이라는 설정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는 셈이다.
팬아트 vs '수정' 논란의 경계선
흥미로운 점은 이 팬이 팬아트 자체는 옹호했다는 것이다. "라가사를 더 풍만하게 그린 팬아트들? 전혀 문제없다. 오히려 좋아한다!"
하지만 "'수정했다(fixed)'는 표현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거 폴아웃 게임의 여성 캐릭터를 AI로 '보정'해 논란이 된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댓글에서도 이런 시각이 뒷받침됐다. "AI를 써서까지 엉덩이를 크게 만들다니, 정말 한심하다"(184추천), "폴아웃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나?"(48추천)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커뮤니티의 엇갈린 반응
물론 모든 팬이 같은 생각은 아니다. "굽굽한 여성 캐릭터를 좋아하지만, 라가사는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 그녀는 젓가락처럼 마른 몸매고, 우리는 그런 그녀를 사랑한다"는 의견(69추천)도 나왔다.
반면 "예고편을 보고 '아, 비치 에피소드구나, 재밌겠다!'라고만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몸매까지 신경 쓴다는 게 신기하다"(49추천)는 담담한 반응도 있었다.
특히 "성적인 목적으로 비율을 과장하는 건 좀 이상하다. 라가사는 애초에 팔다리가 가는 인형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인데"라는 지적(50추천)이 눈에 띈다.
팬아트 문화의 건전한 방향성
다행히 건전한 팬아트 문화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 댓글러는 텀블러의 특정 작가를 언급하며 "이런 식으로 라가사에게 다른 체형을 부여하는 건 정말 사랑스럽다. 단순히 '거대한 가슴'을 주려는 게 아니라 진심어린 애정에서 나온 작품이니까"라고 평했다.
원글 작성자도 이에 동조하며 "다른 체형으로 그리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없다. 사랑스러운 팬아트들을 정말 좋아한다. 문제는 캐릭터가 '이래야 한다'고 강요하는 시각"이라고 정리했다.
캐릭터 설정 존중의 중요성
이번 논란은 단순한 몸매 논란을 넘어 캐릭터 설정 존중의 중요성을 되짚어보게 한다. 라가사는 어린이 장난감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이며, 작품 내에서도 이런 설정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팬아트와 2차 창작의 자유는 존중받아야 하지만, 원작을 '수정'이나'개선'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여성의 몸이 어떻게 '보여야' 하는지에 대한 잣대질은 언제나 짜증난다"는 원글 작성자의 말은 이 논란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10월의 이 작은 논란이 팬덤 문화의 건전한 방향성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계기가 되길 바란다.
**출처: https://reddit.com/r/theamazingdigitalciru/comments/1o4cyd4/how_bodies_work_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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