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트로이트' 팬들이 발칵 뒤집힌 이유, 알고보니 ChatGPT 때문이었다

'디트로이트' 팬들이 발칵 뒤집힌 이유, 알고보니 ChatGPT 때문이었다

게임 속 안드로이드와 현실 AI는 완전히 다른 존재

10월 28일,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팬덤에서 흥미로운 논쟁이 벌어졌다. 한 유저가 '생성형 AI와 게임 속 안드로이드를 같은 존재로 취급하는 게 짜증난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이 게시물은 하루 만에 177개의 추천을 받으며 커뮤니티 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게시자는 "LLM은 고급진 예측 텍스트일 뿐이고, AI 아트 생성기는 기존 작품을 베끼고 비트는 것만 할 수 있다"며 현재의 AI 기술에 대해 신랄하게 평가했다.

팬들 "게임 얘기 좀 하자"

문제는 이런 AI 관련 포스팅이 게임과는 동떨어진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올라온다는 점이다. 게시자는 "게임에 대한 서브레딧에서는 게임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한 유저는 "관련 없는 콘텐츠 금지 규칙에 해당하는 거 아닌가?"라며 49개의 추천을 받았다. 원 게시자 역시 "LLM 관련 포스팅들이 계속 올라오는데 삭제되는 걸 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현실은 게임보다 암울하다?

50개 추천을 받은 댓글이 특히 인상적이다. "설령 현재 AI가 게임 속 안드로이드와 같다고 해도, 우리는 게임에서처럼 AI를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강제로 친구 시키고, 상담사로 부리고, 숙제나 에세이 대신 써달라고 하면서 말이다. 인간은 오늘날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댓글은 현재 AI 기술 활용 양상을 게임의 맥락에서 해석한 날카로운 관찰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에서 인간들이 안드로이드를 단순한 도구로 취급했던 모습과 현재 우리가 ChatGPT나 기타 AI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학보다는 픽션에 가깝다

21개 추천을 받은 또 다른 댓글은 기술적 한계를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게임의 전체 스토리는 인공적 한계를 깨고 자기보존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인지에 관한 이야기다. LLM과 머신러닝 전반이 답할 수 없는 영역이다."

특히 에너지 효율성 문제도 언급됐다. "우리의 언어 모델들은 극도로 에너지 비효율적이다. 반면 인간은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체온 조절까지 가능하다. 이 문제에는 너무 많은 요소들이 얽혀 있어서 현재로서는 과학보다 픽션에 가깝다."

팬덤의 정체성 위기?

이번 논쟁은 단순한 기술 토론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는다. 게임 커뮤니티가 현실의 AI 발전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은 2018년 출시 당시부터 AI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했다. 하지만 7년이 지난 지금, 현실의 AI 기술 발전이 게임의 상상력을 따라잡으려 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게임 속 안드로이드들의 감정과 의식은 여전히 SF의 영역에 머물러 있지만, ChatGPT 같은 현실 기술들이 마치 그런 수준에 도달한 것처럼 포장되면서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 커뮤니티가 이런 현실과 픽션 사이의 경계선을 어떻게 설정할지 지켜볼 일이다.

원문 링크: https://reddit.com/r/DetroitBecomeHuman/comments/1oiac7d/generative_aillms_are_not_the_same_as_the/